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 중이던 시기 서울형 재택치료에 참여한 의사들의 52%는 원격의료(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점이 긍정적인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대면 진료에 다수 참여한 대한내과의사회 등 4개과 의사회 설문조사와는 정반대 결과인데, 이에 따라 의료계 내부도 비대면 진료 찬반을 둘러싼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또 서울형 재택치료를 경험한 의사들은 발전을 위한 과제로 당직 등 규제 개선, 청구 등 행정업무 간소화, 적정한 수가 보장 등을 꼽았다.
서울시의사회는 14일 의사회 대강당에서 ‘코로나19 재택치료관리 의원급 의료기관 서울형 백서 발간식’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은 대한의사협회 재택치료와 비교했을 때 같은 경증이지만 ‘좀 더 중한’ 코로나19 확진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것이다. 지난해 11월 10일 서울시의사회 요청으로 검토를 시작해 올해 1월 21일 구로구의사회로부터 시작됐다. 이후 동대문구·노원구·서초구·중랑구·강북구·종로구·성북구·관악구·중구·성동구·마포구의사회 등으로 확산했다.
이들은 이달 6일 기준 46만3170명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특기할 점은 서울형 재택치료를 경험한 의사들이 내놓은 설문조사 답변이다. 5월 12일부터 지난달 23일까지 이뤄진 설문조사에는 171명이 응답했다.
우선 ‘서울형을 경험한 의사로서 재택치료 전과 후 전화진료 등 원격의료에 대한 관점이 변한 것이 있는지’에 대해 52%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했으며 ‘부정적으로 변했다’는 3%에 불과했다. ‘변화 없다’는 43%, 기타 2%였다.
이 같은 결과는 마찬가지로 비대면 진료를 경험한 의사들을 주축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한 내과·소아청소년과·가정의학과·이비인후과의사회 등의 결과와 상반된다. 총 2588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해당과 의사회 의사들의 72%는 비대면 진료에 부정적이었다.
이를 근거로 4개과 의사회는 비대면 진료 제도화에 대해 “절대 반대”라고 천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비대면 진료 제도화를 둘러싼 잡음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의 원인으로 서울시의사회는 양 설문조사 간 관점의 차이, 집중관리군을 봤던 서울형 재택치료의 경우 지자체의 지원이 동반됐다는 점 등으로 분석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설문조사 목적이나 내용을 봤을 때 답변이 다르다”며 “비대면 진료에 대한 시대 흐름이 변하고 있다는 회원들이 이해가 많다”고 말했다.
장성광 강북구의사회장도 “(4개과 의사회가 했던 비대면 진료와) 서울형 모델과 차이는 의원급 원장들이 혼자 환자를 봤다는 한계가 있다”며 “서울형 재택치료의 경우 시스템과 지자체의 행정력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 참여 중 어려웠던 점으로는 환자와 통화 불가 등 소통의 어려움(24.1%), 휴일과 심야시간 당직(22.4%), 지원 시스템과 전차 차트 호환 불가로 인한 이중작성(22.0%), 악화되는 환자에 대한 대처(12.2%), 재택치료 수가 청구 방법(7.3%), 환자 민원(5.3%), 보건소 비협조 또는 무리한 요구(2.9%), 기타(3.8%) 등이 꼽혔다.
비대면 진료 관련 행정업무 간소화 등 필요
서울시의사회는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 과제로 당직 등 규제 개선, 청구 등 행정업무 간소화, 적정한 수가 보장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중 당직 관련해서는 서울형 재택치료 모델 시행 초기에 의사들 참여를 머뭇거리게 하는 주요 사항으로 지적된 바 있다.
서울시의사회는 의사 재택근무 가능 등 당직과 관련된 규제 개선(22.4%), 모니터링과 청구 등에 있어 행정업무 간소화(18.8%), 적정한 수가 보상(8.1%), 지자체 적극적인 행정 협조, 일관성 있는 재택치료 제도 및 지침, 일차 의료기관에 환자 우선 배정, 정부와 소통 창구 활성화 등을 주장했다.
박 회장은 “서울형 재택치료로 동네의원들이 감염병 위기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정립하고, 역량을 확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