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이 미래 의료환경을 선도할 의과학자를 배출하기 위해 공대생들에게 의과학 분야 연구 인프라와 현장 실습 등을 제공한다.
울산대학교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서울아산병원 등은 지난 11일 '의과학자 양성을 위한 울산대-UNIST 학술교류' 협약을 맺고, 내년 9월부터 'UNIST-울산의대 HST(Health Sciences and Technology)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하기로 했다.
'HST'는 미국 MIT와 하버드 의대가 운영하고 있는 공대와 의대 학제 간 협력 인력양성 프로그램이다.
이번 협약은 최근 의사과학자 양성에 힘을 쏟고 있는 KAIST와 포스텍과는 달리, 국내 단일 의료기관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서울아산병원이 두 대학의 의과학자 양성 협력병원으로 참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은 ‘대학-특성화대-협력병원’으로 체계화한 국내 의학 분야 교육 및 연구 방식에 기반해서 새로운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다.
‘UNIST-울산의대 HST 프로그램’은 학부 과정부터 강의를 개설해 공대는 물론 의대 예과와 본과, 대학원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의과학 교육 프로그램'이다. 석사과정에서 의과학자를 양성하던 기존 의전원 등과 차별화된다.
학부 과정인 의예과부터 의과학 프로그램을 배우는 과정은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모델이다.
이 프로그램을 수강한 울산대 의대 학생들이 의과학자가 될 수 있는 ‘단기 석사과정’이 신설되며학사, 석사, 박사는 물론 면허를 취득한 의사까지 단기 맞춤형 교육 과정도 제공된다.
UNIST 학생들은 울산의대 수업에 참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바이오‧의료 실무형 의과학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협력병원 인프라를 활용한 현장 실습 등을 진행한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2학기부터 울산대 의과대학 학부생과 석·박사 과정을 대상으로 전공기초 교육을 하는 MD(Medical Doctor·의사과학자) HST 트랙, 울산과학기술원 학부생을 대상으로 해부학 등 임상 중심 교육을 하는 ME(Medical Engineering·의공학자) HST 트랙을 운영할 계획이다.
UNIST는 이 프로그램으로 공학, 자연과학 등 10개 분야 전공이 참여하는 의과학원을 개설해서 기존 임상 분야에 한정된 의과학자가 아닌 국내 최초의 공학 기반 의사과학자 교육 모델을 확립할 방침이다.
이에 내년 2학기 울산대 의과대학 예과 1학년 40명이 UNIST 학생들과 함께 '메디컬 AI', '재생재활공학', '게놈공학' 등 예비 의사과학자로서의 기초 교과목을 이수할 예정이다.
울산과학기술원 관계자는 “아직 기획 단계이고 계속해서 관계자들이 논의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학생들이 병원에서 어떤 방식으로 실습하게 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공대생들이 병원에 직접 나가 실습하면 경험이 연구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시설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이 협력병원이지만 접근성이나 병원 상황 등을 고려해 인근 울산대병원 또한 실습병원으로 활용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