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 플랫폼 논란과 불편한 진실
구교윤 기자
2022.07.07 10:28 댓글쓰기

최근 비대면 진료 플랫폼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과 "불법의료 양산"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논란의 기저에 선·후배가 있다는 사실이다. 해당 사안을 취재하며 덴마크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고전동화 '미운오리 새끼'가 연상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닥터나우 장지호 대표와 쓰리알코리아 박인술 대표는 '비대면 진료 플랫폼'과 '화상투약기'를 개발해 세상에 내놓았지만 의약계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미운오리 새끼 취급을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이 의약계에 뿌리를 둔 인물이라는 점을 보면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 오리와 상황이 크게 다를 것도 없어 보인다.


닥터나우 창업자 장지호 대표는 예비의사다. 그는 2019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본과 3학년에 재학 중 회사를 설립했다.


의대를 진학하기 전부터 장애인, 노숙자를 상대로 봉사활동을 해오던 그는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이들을 위한 비대면 진료의 필요성을 몸소 체감해 왔다.


정확한 진단과 뛰어난 술기로 환자를 보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많은 사람에게 제한 없이 제공할 수 있도록 의료 사각지대를 줄여나가겠다는 포부를 다졌다.


그러나 큰 꿈을 품고 '닥터나우'라는 서비스를 선보였지만 현재 의사들의 반발에 부딪혀 사업은 좌초 위기에 놓여있다.


박인술 대표도 상황은 비슷하다. 박 대표는 쓰리알코리아 창업자이자 현역 약사이기도 하다.


그는 편의점 상비약 판매 논의가 시작된 2011년 화상투약기를 개발했다. 약을 잘 모르는 편의점 직원보다 약사가 직접 파는 게 낫다고 판단했으나 약사들의 격렬한 반대로 10년 넘게 투쟁 중이다.


어찌보면 미래 의약계 발전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두 인물이 오히려 동료는 물론 선후배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스스로 미운오리 새끼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의약품 오남용을 비롯해 환자 유인 등 의료계 질서를 교란할 수 있다는 우려를 씻어내는 자정노력이 필요하단 얘기다. 


실제 얼마 전 서울시가 비대면 진료 허점을 이용해 불법 의료행위를 한 의원과 약국, 그리고 플랫폼 7곳을 적발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결코 작지 않다. 규제 완화와 상생으로 일구는 산업은 바로 부작용을 시정하는 노력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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