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원장 박승일)이 올해 2월 국내 민간병원 최초로 설립한 ‘감염관리센터’(CIC)에 대한 포부를 드러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성공적으로 문을 연 감염관리센터가 향후 도래할 ‘뉴 팬데믹’ 시대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장(감염내과 교수)는 17일 ‘2022 아산미래의학심포지엄’에서 “감염병 대비는 국가 및 사회기반 유지뿐만 아니라 병원 진료 기반을 지키는 데도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 설립은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이후 별도로 독립된 감염 환자 진료 공간 필요성이 커진 데 따라 본격적으로 설립이 추진됐다.
지난 2018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음압격리병실 28병상 증설 허가를 받은 뒤 2019년 설계 및 건축허가를 진행했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한 2020년 운영계획 및 의료기기‧비품 투입 계획 수립을 거쳐 같은해 8월 1일 착공에 들어갔다. 이후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준공했고, 금년 2월부터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 감염관리센터는 국내 민간병원 최초 감염병 전문 독립건물로 응급실 및 외래 내원 단계부터 입원까지 별도 공간으로 분리, 진료 전(全) 과정에서 감염 확산을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단계적으로 진료구역을 차단하고 동선을 분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응급환자부터 경‧중증 환자까지 다양한 상태의 환자를 동시에 진료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신속하게 치료에 돌입할 수 있도록,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경험을 갖춘 전담 의료진이 상주하는 점도 눈에 띄는 요소다.
"적절한 수가 및 장기적 인력 양성 대한 투자 많이 부족"
서울아산병원은 향후 감염관리센터가 앞으로 더 많이 출몰할 신종 감염병 시대에서 병원 기반을 유지하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김성 센터장은 “급성호흡기증후군(SARS)부터 신종플루, 에볼라바이러스, MERS, 지카바이러스, 코로나19까지 국가 간 교류가 늘어나고, 인구 증가와 기후 변화가 더해지면서 21세기 감염병은 점차 빨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물론 원인 병원체를 규명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백신과 치료제 개발도 이전보다는 신속하게 이뤄진다”며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감염병 환자를 위한 중환자 병상이 없을 때는 사회 운영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몸소 이해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이제 감염병 관리가 국가 및 사회 유지에 필수재임을 누구나 알게 됐다. 병원 차원에서도 감염병에 대비하는 시설과 인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감염병 발생 시 기반을 온전하게 유지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센터장은 앞으로 감염병 관리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시설과 인력 유지가 필요한데 아직도 적절한 수가 및 장기적 인력 양성에 대한 투자가 여전히 부족하다”며 “기반 사업에 대한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 과감한 투자와 보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