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복 입은 '의료기기 직원'…자연스럽게 의사 행세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 의약분야 불법행위 9건 '형사 입건'
2022.06.30 12:35 댓글쓰기

허위 서류로 요양병원을 개설한 뒤 630억원의 요양급여를 타낸 ‘사무장병원’과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에 직접 참여한 의료기기 판매업자 등이 대거 적발됐다.


경기도 민생특별사법경찰단은 30일 "불법 개설 의료기관 근절을 위해 의약수사팀 신설 1년 만에 불법행위 9건을 형사 입건하고, 이중 5건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의약수사팀은 무자격자가 의사나 약사면허 또는 법인 명의를 빌려 의료기관이나 약국을 개설하는 사무장병원, 면허대여 약국 등 의약분야 불법행위를 전담하고 있다.


형사 입건한 위반내용은 ▲사무장병원 3건 ▲의료기관 중복개설 1건 ▲면대약국 3건 ▲의약품도매상 약사면허 차용 1건 ▲정신질환자 퇴원 요구 거부 1건 등이다.


주요 위반 사례를 살펴보면 부동산업자 A씨는 의료법인을 설립해 요양병원을 개설했는데 수사결과 사채업자를 통해 22억원의 가짜 예금잔액증명서를 만들어 보건소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의료법인에 출연하기로 했던 재산도 대부분 출연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병원 운영과정에서 법인자금을 횡령하고 부실한 경영으로 부채가 쌓여갔고 결국 병원 공사대금 지급을 독촉하던 건축업자 B씨에게 의료법인을 팔아넘겼다.


의료법인을 인수한 B씨도 가족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고액의 급여를 지급했고, 가짜 간병인을 서류에 올려 간병비를 지급했다가 다시 돌려받는 방식으로 법인자금을 횡령했다. 


A씨와 B씨가 약 14년 간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아낸 요양급여 등은 약 630억원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요양병원에 자금을 투자해 수익금을 챙겨오던 C씨는 투자한 요양병원이 폐업하게 되자 투자자 5명으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직접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요양병원을 개설했다. 


이후 투자자들과 그 배우자들을 법인 임원으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투자수익금을 챙겼다. C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타낸 요양급여 등은 124억원에 달했다.


사무장병원의 경우 의료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급한 요양급여 금액은 전액 환수조치된다.


의료기기 판매업자가 직접 수술에 참여하며 무면허 의료행위를 일삼은 불법 의료행위도 있었다.


의료기기 판매업자 D씨는 의사를 고용해 비뇨기과 의원을 개설 후 자신이 의사인 양 의사 가운을 입고 수술실에서 의사와 함께 수술을 하는 등 무려 65건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민생특별사업경찰단 김민경 단장은 “앞으로도 도민 건강권과 공정한 의료질서 확립을 위해 수사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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