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에서 사용 중인 온도계, 혈압계, 체온계 등 수은을 함유한 기기들의 처리 의무화 기간이 임박하면서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당장 다음 달인 7월부터 관련 법이 시행됨에 따라 일선 의료기관들은 관련 기기들을 폐기해야 하지만 처리업체 부족 등 상황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병원계에 따르면 환경부와 의료계 유관단체들은 최근 간담회를 갖고 ‘의료기관 수은 함유 폐기물 처리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간담회는 오는 7월 21일 시행되는 폐기물관리법을 앞두고 병‧의원들의 수은 함유 폐계측기기 처리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해당 법은 수은으로 인한 환경 위해를 줄이기 위해 세계 최초로 체결된 ‘미나마타 협약’에 기인한다.
이 협약은 수은 첨가제품 제조, 배출, 처리까지 전과정에 대한 포괄적 규제 방안을 국제사회가 동의·결성한 국제협약이다.
미나마타 협약은 2017년 5월 18일 50개국이 비준함으로써 규정에 따라 90일 경과 후인 2017년 8월 16일에 정식 발효됐다.
우리나라 역시 이 협약에 근거해 폐기물관리법을 개정했고, 의료기관 수은 함유 폐기물 처리를 담은 개정안은 오는 7월 21일 시행된다.
일선 의료기관들은 법 시행 이전에 관련 기기들을 처리해야 하지만 상황은 녹록찮다.
지난 3월 기준으로 전국 병‧의원의 수은 함유 폐기물 현황을 살펴보면 총 2만3086개 중 292개만 처리됐다. 비율로는 1.2% 수준이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혈압계가 1만3093개(56.7%)로 가장 많고 체온계 6316개(27.4%), 온도계 3100개(13.4%), 수은전지 515개(2.2%) 순이다.
이렇게 저조한 폐기율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처리업체 수에 기인한다.
현재 국내에는 수은 함유 폐계측기기 처리업체가 단 1개 밖에 없다. 때문에 일선 의료기관들은 해당 기기를 처리하고 싶어도 처리업체와의 계약 체결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환경부는 이러한 상황을 감안해 의료기관들이 지역별로 공동운영기구를 결성해 대표자가 폐기물 업체와 계약하고 처리를 요청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역별 공동운영기구 구성이 쉽지 않을뿐더러 각 협회의 지역단체는 거점수거장소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주관부처인 환경부가 지역별 환경청 내지 환경공단 등 공공기관 주도의 공동운영기구를 구성하고, 수은 함유 폐기물 처리에 적극 나서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지정 요건을 갖춘 별도 용기를 택배로 처리업체에 보내는 방식과 제약사의 일회적 수거를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간담회를 통해 나온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한 후 의료기관 보유 수은 함유 폐기물 처리를 위한 공동운영기구 구성 등에 대해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