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성평가 기관·항목 늘리고 피드백 유도 필요”
박은철 연세의대 교수, ‘적정성 평가에서 가감지급 역할’ 주제 발표
2021.10.25 13:3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우리나라 의료 질에 대한 국가 전반적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기관과 평가 항목 등을 확대하고, 요양기관 피드백을 유도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박은철 교수(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는 10월 23일 대한내과학회 제 72차 추계학술대회에서 ‘적정성 평가에서 가감지급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이 같이 주장했다. 
 
현행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63조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고 동법 제47조 제5항에 따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평가 결과에 따라 요양급여 비용을 가산·감산 조정해 지급한다.  
 
박 교수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관들은 잘 하고 있을텐데 평가가 안 되고 있는 기관의 의료 질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며 “심평원은 현행 항목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항목을 늘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에 따르면 현행 적정성 평가 항목은 39개다. ▲환자중심(1) ▲급성질환(5) ▲만성질환(4) ▲암질환(5) ▲감염질환(1) ▲정신건강(3) ▲진료행위 및 약제(9) ▲기관단위(6) 등의 기존 항목에 예비평가(4) 및 금년 신규 지정된 정신건강(치매) 등의 항목으로 구성돼 있다.   
 
박 교수는 “이처럼 평가가 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는 문제를 알 수 있지만 전반적 항목을 모니터링해야 어느 항목에서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지 않겠냐”고 지적하며 OECD 보건의료질지표(HCQI)를 소개했다. 
 
해당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급성의료-고관절 골절 수술 시기 ▲정신건강-정신질환자 자살 ▲환자안전-산후손상, 수술 후 부작용(패혈증·폐색전증·심부정맥혈전증) ▲환자경험-의료비·대기 기간 등의 면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그는 청구자료와 퇴원요약지 등의 최소 자료를 확보해 평가에 반영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자료 수집비를 퇴원환자 당 5000원으로 책정해 요양기관에 지급하면 되고 이는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국가 보건의료 질 보고서를 매년 내야 한다. 전체, 시·군·구별, 시도별, 소득층별 등을 포함하면 요양기관이 보다 객관적으로 느낄 것”이라며 “미국은 지난 2003년부터 국가보건의료질 보고서(QDR)를 발표하고 주별로 잘 하고 있는 곳과 아닌 곳, 향상된 점과 악화된 점 등을 평가하고 있다”고 예를 들었다.  
 
“심사와 평가 통합해서 실시 필요“ 
 
현행 심사와 평가를 합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평가는 경중도를 감안한 의료의 질, 심사는 경중도를 감안한 의료비 등을 기준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박 교수는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의료 질도 좋고 의료비도 적으면 가산에 가산을 하고, 의료비도 비싼데 질이 낮으면 감산에 감산하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면서 “위암 1기 환자와 3기 환자의 진료비 등이 다르니 이를 감안해야 하고, 이를 위해 퇴원요약지 등의 자료가 모두 뒷받침 돼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단순 평가 발표에 그치지 않고 요양기관의 피드백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평가 기관은 부실한 평가를 받은 의료기관을 객관적으로 설득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박 교수는 “평가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고 대중에 공개되면 요양기관이 항의를 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전국 평균, 요양기관 유형별 평균 등과 비교해 제시하면 요양기관도 납득하고 스스로 개선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어떤 요양기관도 자신들이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죽이고 있다는 사실을 좋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의료 질을 높이는 것은 궁극적으로 의료기관의 피드백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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