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서울아산병원의 첫 분원건립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추진단을 구성한 뒤 이달 초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15일 서울아산병원에 따르면 이번 사업을 지휘하는 최기준 청라병원추진단장(심장내과 교수)은 최근 향후 사업 진행 계획을 구성원들과 공유했다. 청라병원추진단은 최 단장 외 성경림 부단장(안과 교수), 김형렬 부단장(흉부외과 교수) 등이 속해 있다.
서울아산병원청라는 본원보다 두 배 가까이 넓은 부지에 조성된다. 2026년 준공 및 2027년 개원이 목표다.
진료 경쟁력은 ‘고난도 중증환자 치료 전문’으로 설정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량을 갖춘 서울아산병원의 의료서비스를 그대로 이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병원이 들어서는 인천 지역의 환자 80%는 중증 질환 치료를 위해 서울 소재 대형병원을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난이도 수술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이 입성함에 따라 수도권 서부의 의료질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추진단은 또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분야별 전문센터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했다.
현 단계에서 확정된 시설은 장기이식센터와 뇌심혈관센터인데, 앞으로 추가적인 계획이 발표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대형 의료기관 중에서도 다양한 진료 분야가 고르게 성장한 병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올해 초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임상분야별 세계 병원 순위에서 이같은 평판을 엿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암(5위), 내분비(5위), 소화기(8위), 신경(8위), 정형외과(12위), 호흡기(27위), 심장(35위), 심장수술(52위) 여러 개 분야에서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목표로 하면서 병상 규모도 기존 발표보다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아산병원청라 건립이 포함된 청라의료복합타운사업은 앞서 공모요건에서 500병상 이상의 의료기관 설립을 요구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보다 300병상 많은 800병상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라이벌이 될 송도세브란스병원(2026년 완공 예정)이 똑같이 800병상인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규모 확장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건립사업을 수행하는 컨소시엄 내부적으로는 향후 1300병상까지 늘리는 중장기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면서 "병상의 경우 우선 300병상을 가동한 후 순차적으로 나머지 500병상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허브 역할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 설립 추진
한편, 진료시설 외 의료복합타운 주변에 조성될 각종 바이오 관련 인프라도 ‘역대급’ 예정이다.
앞서 컨소시엄은 KAIST 및 미국 하버드의대 메사추세츠종합병원(MGH)과 연계해 의료복합타운 내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를 설립하겠다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이밖에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과 오피스텔, 그리고 노인복지주택이 새 병원 주변에 들어선다. 여기에 맞춰 병원은 고령 환자 내원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 분원 컨셉을 ‘고령 친화적 의료환경’으로 설정했다는 전언이다.
서울아산병원도 내부적으로 청라병원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박승일 병원장은 앞서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후 내부공지를 통해 “서울아산병원청라가 개원하면 진료와 교육, 연구에서 서울아산병원 이상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국가 의료바이오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