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유증 대부분 '급성기 증상', 단기치료 집중'
명지병원, 1077명 환자 분석···'격리 해제 후에도 의료수요 많은 실정'
2022.04.28 05:1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완치됐어도 후유증이 오래가는 이른바 '롱코비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국내 코로나19 후유증은 급성기 양상을 보여 장기 치료보다 단기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기덕 명지병원 감염관리실장(감염내과)은 명지병원이 지난 26일 개최한 코로나19 후유증 치료 임상 심포지엄에서 '코로나19 후유증 발생기전과 임상양상, 중장기 예후'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3월 16일 국내에서 종합병원 중 처음으로 코로나 후유증 클리닉을 개소한 명지병원은 4월 11일 기준 1077명의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를 치료했다.
 
대표적인 코로나 후유증은 기침이나 가래, 인후통, 호흡곤란, 소화기증상, 피로감, 두통, 기억력 저하, 후각 상실 등으로 200여개에 이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이상 검출되지 않는 시점부터 4주일 뒤에 보이는 증상을 ‘롱 코비드’로 정의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감염 이후 2달 이상 진행되고 3달 이내 발생하는 증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기덕 실장은 “코로나클리닉 방문 환자를 보면 격리해제부터 진료실 방문까지 평균 3주를 약간 넘기고 2주 이내 방문자가 50%를 넘는다”며 “WHO나 CDC에서 규정한 롱 코비드보다 급성기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실장은 "국내 코로나19 후유증이 급성기 양상을 보이는 만큼 장기적인 치료보다 단기 집중치료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증상 발생 후 30일 내 후유증 클리닉을 찾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코로나 후 증구훈 외에 급성 후유증에 대해서도 대비가 필요하다”며 “후유증 중장기 예후를 보면 감염 당시 증상이 없거나 경증으로 앓았던 사람도 완치 후 1~3달 사이에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현재 방역 지침은 확진 후 1주일 동안 격리 후 해제되면 의료서비스가 단절된다”며 “격리 해제 후에도 후유증에 관한 환자들의 의료 수요가 높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실제 명지병원 코로나19 클리닉이 환자들에게 심폐, 신경, 전신 증상, 소화기, 정신 심리, 이비인후과, 안과, 피부과 부인과, 비뇨기과 10개 카테고리 증상에 대해 설문한 결과, 환자들은 평균 3.7개 증상을 호소했다. 
 
이기덕 실장은 “증상을 세분화하면 환자들은 평균 7개 증상을 호소했다”며 “아이들과 청소년도 6~8개월까지 포스트 코로나 증상이 있을 수 있는데 피로나 가슴통증, 두통,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났고, 13%는 고혈압이 6개월 이상 지속됐다”고 말했다. 
 
이어 “폐기능 저하나 신경학적 이상, 전신증상 이상은 6개월 이상 지속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후유증 치료 수요 급증…세브란스·순천향대병원 등 다학제 진료 기반 클리닉 개소

 
한편, 코로나19 후유증 치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상급종합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 상당수가 후유증클리닉 센터 운영에 나섰다.
 
우선 명지병원은 호흡기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교수들이 상의해 증상별 치료법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그 외에 심장, 피부과, 이비인후과 등 특수검사 필요한 경우는 각 분과 협진을 내서 다학제적 접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1일 기준 전문과에 협진을 의뢰한 사례는 178건으로, 가장 많은 협진 진료과는 이비인후과다.
 
코로나19 후유증 클리닉 하은혜 센터장(호흡기내과)은 “클리닉을 찾은 대다수 환자들이 2~3개 이상 복합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며 “협진 등을 통해 후유증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심할 경우 전문과에서 추적 관찰해 적절한 치료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 외에 세브란스병원과 순천향대병원, 을지대병원 등이 클리닉을 신설했다.
 
4월 26일 ‘롱코비드 클리닉’을 개소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가정의학과,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등 각 분야 전문 교수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코로나19 후유증을 관리하고 있다.

서인호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최근 노인, 여성을 중심으로 롱코비드 증상을 더 많이 호소하고 있다"며 "흡연 여부, 천식, 비만, 당뇨와 같은 기저질환이 많을수록 중증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특정 질환이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클리닉을 찾아 검사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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