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면 끝 낙인 그만' 적극적 치료 필요한 췌장암
'생존율 저조하지만 신규약제 효과 높아진 상황, 서울 치료 쏠림도 해결 필요'
2022.04.29 06:15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적극적 치료가 요구되는 췌장암 인프라가 수도권으로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의 한국 췌장암 치료경향 및 결과에 대한 국가적 자료 분석에 따르면, 국내 췌장암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지난 2006년부터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993~1995년에 10.6%에서 2014~2018년에 12.6%로 다른 암종과 비교했을 때 지난 20년 동안 생존율 개선이 거의 없었다.
 
또 전이된 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절제가 가능한 환자는 전체 약 20%에 그친다. 이에 항암화학요법으로 젬시타빈+납-파클리탁셀이나 폴피리녹스 등의 새로운 약제가 도입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췌장암 5년 생존율 향상은 기대보다 미흡했다"며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조기 진단에 필요한 다각적 연구 및 국가적 연구지원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췌장암이 발견하기 힘든 암, 생존이 힘든 암이라는 인식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적극적 치료로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이에 정책적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생존율 향상에서 또 하나 개선돼야 할 부분은 수도권 집중 현상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비수도권 환자들이 서울에서 수술받는 비율은 권역별로 최소 50%이상, 최대 60%까지 이르기도 했다.
 
이는 조사 기간 내내 비슷한 경향을 띠었다. 비수도권 환자들이 서울에서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비율은 2006년 32.7%, 2019년 42.4%로 점차 증가하기도 했다.
 
연구팀은 “서울 몇몇 대형 병원들은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병원 규모를 확장해왔다. 이로 인해 증가하는 췌장암 환자 수용이 가능하게 돼 서울집중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암질환이 서울로 집중되면 비수도권 의료기관은 수술이나 항암화학요법 치료 경험이 줄어 환자 진료뿐만 아니라 교육과 수련에도 큰 지장을 받게 된다”며 “각 권역별로 암질환을 치료할 상급종합병원이 있으므로 비수도권 의료기관 인프라는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지금과 같은 서울 쏠림 현상이 지속되면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의 암질환 치료를 위한 인프라 자체가 고갈된다는 우려다.
 
연구팀은 “비수도권 환자들의 서울집중현상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각적 원인 분석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이 2006년부터 2019년까지 국내서 췌장암으로 진단받은  7만9008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연령군별 생존율은 59세 이하에서 제일 높았고 80세 이상에서 가장 낮았다. 수술군은 3년 생존율이 39.5%, 5년 생존율이 26.4%로 5년까지 생존한 환자는 대부분 수술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항암화학요법 환자들은 1년 생존율이 39.6%였지만 3년 생존율은 5.5%로 대부분 3년 내 사망했다. 
 
전체 환자 1년 생존율은 2006~2008년 26.4%에서 2018~2019년 44.4%, 3년 생존율은 2006~2008년 9.1%에서 2015~2017년 15.7%로 향상됐으며 5년 생존율은 2006~2008년 6.4%에서 2012~2014년 8.6%로 소폭 높아졌다.
 
항암제 종류에 따른 생존율은 환자들 병기에 대한 정보가 없어 정확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2017년부터 급여가 적용된 폴피리녹스에서 생존율이 가장 좋았으며 다음으로는 2016년 급여가 적용된 젬시타빈 병합요법 순이었다.
 
연구팀은 "항암화학요법은 2015~2017년부터 생존율이 향상됐다"면서 "수술과 항암화학요법 등 적극적 치료는 계속 필요하며, 새로운 치료법 도입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정책은 계속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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