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메르스 2021~22년 코로나···감염병 전문병원 메아리
보건의료노조 '2년째 장기화되고 있지만 정부 설립·운영 병원 없어' 비판
2021.08.28 06:07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계획을 발표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재까지 국내서는 감염병 전문병원이 한 곳도 가동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2015년 12월 감염병 전문병원을 지정·설립한다는 내용 등을 골자로 ‘감염병 예방법’이 개정됐다. 금년 6월에는 보건복지부가 ‘제 2차 공공보건의료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중앙 감염병전문병원 등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 등을 발표했다. 
 
당초 계획은 국립중앙의료원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 지정해 이전 신설하고, 전국적으로 7개 권역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지정하고 건물을 신설한다는 것이었다. 
 
국립중앙의료원에서는 교육·훈련·연구, 병상 조정·관리 기능 등을 갖추고 권역 병원에서는 중증·특수환자 중점 입원 진료와 시·도 간 병상 조정 등의 역할을 수행케 된다. 
 
150개 음압격리병상을 갖추게 될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 전문병원은 현재 신축 이전을 위해 부지가 확보된 상태다. 복지부 계획에 따르면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3년부터 이전 사업이 추진됐지만 부지 확보에 애를 먹으며 시간이 흘렀고, 금년 1월 6일 가까스로 복지부와 국방부가 서울 중구 미군 옛 극동 공병단 부지에 해당 병원 건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역 전문병원은 8월 현재까지 ▲호남권 조선대병원 ▲중앙권 순천향대천안병원 ▲영남권 양산부산대병원 ▲경북권 칠곡경북대병원 등 4곳이 지정돼 있다.  
 
조선대병원은 지난 2017년 8월 지정됐으나 예산확보가 늦어져 2023년 10월 준공, 2024년 3월 시범운영을 앞두고 있다. 순천향대천안병원과 양산부산대병원은 지난해 7월 지정되고 오는 2024년 2월 운영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칠곡경북대병원은 금년 6월 지정됐다. 복지부 의료대응지원과 관계자는 “호남·중앙·영남권 지정 병원은 현재 설계 용역 진행 중”이라며 “경북권은 자체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향후 수도권 2개, 제주권 1개 등의 권역 병원을 확대한다고 밝혔으나 아직까지 이들 병원에 대한 명확한 계획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복지부 "재정 당국과 협의 진행 중이고 예상 효과 등 평가로 지연"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재정 당국과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새로운 건물을 짓는 사안이다 보니 예상 효과 및 운영 성과 등을 평가해야 하기 때문에 지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2025년까지의 계획으로 수립됐지만, 현재까지 지정된 병원들조차 빠르면 2024년이 돼야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때문에 현재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담치료 병원과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감염병 전문병원의 조속한 설립이 현장 의료진들의 처우를 개선할 근본책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노조)은 “현재 공공병원의 10%가 코로나19 확진자의 80%를 치료 중”이라며 “선별진료소·코로나19 전담치료병동 등 현장 의료진이 그야말로 갈아 넣어지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간호사·의료기사 등의 비중이 높은 보건의료노조는 감염병 전문병원 조속 설립·공공의료 확충 등을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우며 지금까지 11차례의 노정교섭을 진행했다.

하지만 정부와 핵심 사안 등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9월 2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26일 11시간 가량 이어진 11차 노정교섭 후 나순자 보건노조 위원장은 “2024년 운영을 목표로 하는 권역 전담병원들도 예산 삭감 등으로 인해 언제 설립 및 가동될지 불투명하다”며 “재정당국에 가로막혀 진전 없는 협상이었다”고 명확한 계획 제시를 촉구했다.
 
실제로 이날 교섭에서 질병청 측은 "현재 추진되고 있는 4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외 추가 설립 계획을 명확히 제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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