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불가능 위암, 항암제 효과 예측 '바이오마커' 발견
서울아산병원 이인섭 교수팀, 발현 정도 달라지는 마이크로RNA 2개 규명
[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수술이 불가능한 전이성 또는 국소진행성 위암 환자들은 항암제 치료를 받는데, 모두에게 효과적이지는 않다.
이에 국내 의료진이 미국 의료진과 협력, 혈액 분석으로 위암 항암제 효과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발견했다.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이인섭 교수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 의료진과 연구 결과, 항암제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서 과발현되는 마이크로RNA(miRNA) 2개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그 동안 수술이 불가능한 위암 환자들에게 항암제 병용 요법이 효과적일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지금까지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미국 시티 오브 호프 종합 암센터에서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유전적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환자들 혈액을 채취, RNA 염기서열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연구팀은 530여 개 마이크로RNA 중에서 항암제에 치료 반응이 좋지 않았던 환자군에서 과발현된 9개 마이크로RNA를 찾아냈다.
이후 동일한 마이크로RNA에 기반한 바이오마커가 국내에도 적용 가능할지 확인하기 위해 국내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 29명으로부터 항암치료 전(前) 채취한 혈액을 대상으로 중합효소 연쇄반응(PCR)을 실시했다.
29명 중 15명은 항암제 병용 요법에 효과가 나타났으며, 14명에게는 효과가 없었다.
연구 결과, 연구팀은 국내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의 2개 마이크로RNA(miR-30a-5p, miR-192-5p)가 과발현되면 플루오로피리미딘과 플래티넘 항암제 병용 요법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인섭 서울아산병원 위장관외과 교수는 “항암제는 독성이 있어 치료 효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암이 진행되면서 환자 건강까지 악화되기 때문에 암환자 치료에 있어 첫 번째 약제 선택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대규모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전이성‧국소진행성 위암 환자에게 사용되던 항암제 치료 반응 예측 도구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비침습적인 혈액 기반 바이오마커로 맞춤형 치료 단초를 제공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가 가지는 의의”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암 연구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저명한 ‘분자 암(Molecular Cancer, IF=27.410)’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