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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령 급성골수성백혈병 조혈모세포이식 성공
서울성모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 만 77세 환자에 가족 간 절반 일치 동종이식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은 혈액병원 조병식 교수팀이 70대 후반 급성골수성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가족 간 절반 일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에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급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암 중 성인에서 림프종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해마다 인구 10만명당 2~3명꼴로 발병하고 있으며 평균 발병 연령은 65~67세로 나이가 들수록 빈도가 느는 노인성 혈액암이다.
특히 완치를 위해서는 대부분의 환자들, 그중에서도 예후가 불량한 그룹의 환자들은 항암치료 후 동종 조혈모세포이식이라는 고도의 면역세포치료가 필요하다. 이식 후 발생하는 면역 관련 합병증들도 완치를 위해선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천모(77)씨는 작년 5월경 부산의 한 병원에서 급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진단받고 데시타빈(decitabine) 치료를 받던 중 차도가 없어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을 찾았다.
혈액병원 백혈병센터 조병식 교수는 데시타빈 치료반응이 없음을 확인한 후 표적치료제를 포함한 병합치료 요법(아자시티딘 + 베네토클락스)을 시행해 관해 상태를 획득했다.
병합치료 요법을 5차례 더 진행 후 완전 관해 상태에서 지난달 가족간 절반 일치 동종 조혈모세포이식(공여자 아들)을 한 뒤 건강하게 퇴원해 경과를 관찰 중이다. 완전관해 상태는 이식 성적 극대화 필수조건으로, 골수와 혈액에서 현미경으로 관찰되는 백혈병 세포가 최소한으로(5% 미만) 줄어든 상태를 의미한다.
병원에 따르면 조혈모세포이식이 통상 70세 이전까지 이뤄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에 이식을 받은 만77세 천모씨는 국내 이식 환자 가운데 최고령이다.
최근 이식 기법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고령 환자에서도 조혈모세포이식 적용이 늘고있다.
현재 만 69세까지는 항암치료에 반응이 좋은 경우(완전 관해 상태) 보험 적용을 통해 이식이 가능하며, 70세 이상이어도 전신상태가 양호하고 중한 동반 질환이 없으면 고령 환자에 특화된 이식기법 적용을 통해 이식이 가능해졌으나 보험 적용대상에서는 제외된 상태다.
조병식 교수는 “고령 환자 이식이 가능하게 된지 20년이 넘은 지금도 고령 환자에 대한 편견과 불합리한 보험규정으로 적절한 치료를 못 받는 환자가 많은 것이 현실"이라며 "특히 만 69세까지만 이식 관련 보험 적용을 해주는 제도로 인해 이식이 가능한 70대 환자들, 심지어 의사들도 이식을 치료 옵션으로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식 보험 적용을 나이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환자가 이식 가능한 전신 상태인지를 확인해서 결정토록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