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부친인 故 안영모 원장이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그의 숭고한 삶이 재조명 되고 있다.
부산 변두리에서 49년 동안 서민들의 의사로 인술을 베푼 ‘부산 슈바이처’ 故 안영모 원장은 수식어 그대로 나눔과 희생으로 점철된 삶을 살았다.
그는 부산공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복무했다. 의사는 부족하고 환자는 그 시절 장장 7년 6개월의 시간을 군에서 보냈다.
밀양에서 보내던 마지막 2년의 군생활 중 부산에 오는 기차에서 낙후된 동네에 병원이 없는 것을 알게 된 그는 1963년 당시 빈촌이었던 부산 범천동에 ‘범천의원’을 개원했다.
아들인 안철수 위원장이 갓 돌을 넘겼던 해였다. 개원 당시 범천동 일대는 판자촌이었는데 영양실조와 각종 질병이 만연했다.
고인은 시내 중심가 병원의 절반 수준으로 진료비를 받으며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치료했다.
번화가인 서면으로 병원을 옮기려다가도 하루 100명씩 몰리는 환자들에 엄두도 못내고 반세기 동안 줄곳 범천동에서 어려운 환자들의 건강을 살폈다.
섬유산업이 발달한 부산에서 기계 때문에 손가락을 잘린 수많은 직공들의 접합수술을 하고, 늦은 밤 아프다는 사람을 찾아 왕진을 다니는 등 주민들의 이웃으로 평생을 살았다.
부산에서는 안철수의 아버지 안영모가 아닌 안영모의 아들 안철수로 통할 정도로 지역주민들의 덕망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故 안영모 원장은 평소 “금전에 눈을 두지말고 명예를 중히 여겨라. 지금까지 좋은 일을 했더라도 앞으로 더 많이 해야한다. 평생 남을 위하는 마음으로 살아라”라고 가르쳤다.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 안철수 위원장의 남다른 나눔 철학도 어린시절 고인의 밑에서 배우고 자라며 자신의 생각과 삶의 방식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고인은 병원을 운영하며 공부에도 매진했다. 40대 불혹(不惑) 나이에 부산대학교 의학박사 학위를 받은 데 이어 50대에는 가정의학과 전문의 자격증도 취득했다.
고인의 모든 게 깃든 범천의원은 2012년 안철수 위원장이 당시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고민하던 시기에 문을 닫았다. 아들 정치 행보로 세간의 관심이 쏠리자 부담을 느껴 내린 결정이다.
고인은 범천의원이 문을 닫기 전까지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도 봉사활동 일환으로 진료를 계속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故 안영모 원장은 19일 가족들이 모인 가운데 향년 92세를 일기로 숭고한 생을 마감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故 안영모 원장 약력>
순흥안씨 감찰공파 25세손
1930년 1월 19일 출생
부산공고, 서울의대 졸업
가정의학과 전문의
범천의원 원장(1963년~201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