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센터 이용률 높아질수록 고민스런 의료기관
인력·공간 부족 등 부담 가중···여가부 '간호직군 증원·예산 11% 확대'
2022.03.23 15:26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기관 해바라기센터 이용률은 매년 늘고 있지만 이를 담당한 의료기관들 부담이 가중,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센터가 폐관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센터는 의료기관과 여성가족부·지자체·경찰청 등이 협력해 피해자에게 ‘원스톱’으로 의료·상담·법률·수사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여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39개소가 운영되고 있다.
 
여가부 홈페이지 내 운영 현황을 보면, 이중 20개소가 공공 또는 민간 의료기관 내 별도 공간에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남부 보라매병원 ▲서울동부 경찰병원 ▲경기남부 아주대병원 ▲경기북동부 의정부의료원 ▲경기서부 단원병원 ▲경기중부 순천향대 부천병원 ▲대구 대구의료원 ▲부산 부산대병원 ▲울산 울산병원 등이다.
 
또 ▲강원남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강원동부 강릉동인병원 ▲강원서부 강원대병원 어린이병원 ▲경남서부 경상대병원 ▲경남 마산의료원 ▲경북동부 포항성모병원 ▲경북북부 안동의료원 ▲전남동부 순천성가롤로병원 ▲전북서부 원광대병원 ▲전북 전북대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등이 있다. 
 
그러나 대한산부인과학회(이사장 박중신)에 따르면 근래 병원들이 운영 상 어려움으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등 센터가 폐관한 사례가 적지 않다. 
 
지난해 2월, 삼육서울병원이 운영하던 서울북부 센터는 병원 측이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폐쇄된 바 있다. 이곳은 폐관 약 1년 만에 최근 서울의료원에 개소했다. 
 
같은달 경기의료원 의정부병원이 운영하던 경기북동부 센터도 폐쇄된 뒤, 의정부경찰서 청소년 경찰학교로 임시 이전한 바 있다. 현재는 다시 의정부병원이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립중앙의료원이 서울중부 센터 운영을 관둬 센터가 폐쇄됐다. 
 
과거 해바라기센터를 운영했지만 계약을 연장하지 않은 某 병원 관계자는 “수익을 생각하고 운영한 것은 당연히 아니었으나, 진료공간이 부족했고 전공의도 줄어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의료원 관계자는 “구성원의 잦은 입‧퇴사로 인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었다”며 “우리 병원 운영방침이 여가부 지침과 상충, 조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종료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담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 및 관리·교육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산부인과학회 측은 “여가부와 지자체가 센터 시설운영비를 지원하지만 인건비는 낮고, 공간을 무료로 제공해야 해 병원장 개인, 병원의 강력한 의지가 아니면 운영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진이 직접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하고 법원까지 출두해야 한다”며 “국가기관이 함께 관여하지만 책임은 병원이 전적으로 부담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에 신청은 해놓고 업무를 하고 있지 않은 의료기관이 많아, 피해자·상담소가 리스트만 보고 방문했다가 헛걸음하는 상황도 많다는 설명이다. 
 
이에 학회는 ▲운영 현황 모니터링 및 명단 정리 ▲정부 차원의 포상, 홍보, 정기 평가 시 가점 부여 ▲예산 확대 ▲전담 의료기관 의료업무매뉴얼 보완 등을 제시했다. 
 
여가부 권익지원과 관계자는 “올해 해바라기센터 종사자 처우와 서비스 개선을 위해 간호직군 인력 16명을 증원하고 교대근무자 대상 휴일근로수당을 확보했다”며 “기관 운영 예산을 전년 156억3000만원 대비 11% 확대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필요 시 의료기관 외 공간에 센터를 운영을 할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고 이 때 임차료를 지원할 것”이라며 “지역거점 공공병원 평가 시 관련 활동에 참여하는 병원에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에 대해 보건복지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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