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학원, 백낙환 前 이사장 '흔적 지우기’ 촉각
이달 24일 이사회서 장녀 백수경이사 재선임 여부 관심
2018.04.20 05:23 댓글쓰기
인제대학교와 5개 병원, 4000여 병상을 운영 중인 학교법인 인제학원의 백낙환 이사장 흔적 지우기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초미의 관심사는 오는 24일 예정돼 있는 인제학원 이사회다. 이번 이사회에서는 백낙환 이사장의 장녀 백수경 이사의 재선임이 안건으로 상정돼 있다.
 
인제학원은 친족이 이사회 정수의 1/4 이하로 규정된 현행 사립학교법에 따라 9명의 이사 중 백수경 이사와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의 손자 백선우 이사 등 2명이 등재 돼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백수경 이사가 이번 이사회에서 재선임 되지 않을 경우 인제학원에서 백낙환 이사장 일가의 흔적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백낙환 이사장이 간납업체 비리 논란으로 지난 20142월 경영권을 내려 놓은 상황에서 백수경 이사마저 직함을 잃으면 직계가족의 경영 참여는 완전히 불가능해진다.
 
여기에 1년 후 임기가 만료되는 백선우 이사까지 이사회에서 배제될 경우 친족은 아무도 없게 된다. ‘백 씨 경영의 종식을 의미하는 셈이다.
 
분위기도 심상찮다. 백수경 이사 재선임 여부를 놓고 이사회 전부터 재단 내에서 회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특히 이사회 안건 중 이사 정수 관련 사항이 포함돼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현재 9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를 8명으로 줄이는 내용이다.
 
백수경 이사의 불신임을 염두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백 이사가 재선임되지 않을 경우 이사 정수를 줄여 백낙환 이사장 가족을 아예 배제할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백낙환 흔적 지우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가족을 완전히 배제시키는 것은 지난 60년 동안 백병원을 이끌어 온 백낙환 이사장의 공적을 부인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백수경 이사의 재선임 여부를 결정할 인제학원 이사들의 표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재선임 투표에는 이순형 이사장을 비롯해 이현재 총리, 권이혁 보사부장관, 이세중 대한변협회장, 차인준 인제대학교 총장, 박흥대 부산고등법원장, 고행일 서울백병원 내과 교수, 백선우 세아홀딩스 상무 등 8명이 참여한다.
 
이들 대부분이 백낙환 이사장과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표결과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백낙환 이사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및 사립학교법 위반에 대해서는 검찰이 혐의없음결론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시켰다.
 
아버지와 함께 고발됐던 백수경 이사 역시 무혐의 통보를 받았다.
 
다만 백낙환 이사장의 간납업체 비리 혐의에 대해서는 1심에서 징역 3년이 선고됐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인제대학교는 백병원 설립자인 백인제 박사가 1946년 사재를 털어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재단법인에 모태를 두고 있다.
 
백인제 박사가 6.25 당시 납북 당한 후 조카인 백낙환 이사장이 맡아 운영했다. 백인제 박사가 꿈꿨던 교육 분야로의 진출은 1979년 학교법인 인제학원을 설립하면서 현실화됐다.
 
이때 의과대학이 설립됐고, 부산백병원이 개원했다. 그리고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선수촌 전담병원 운영 등을 거쳐 5개 병원 4000여 병상 규모로 성장했다.
 
백병원 정직원만 6500명에 이른다. 또한 80명 정원 의과대학으로 출발한 인제대도 1989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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