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신용수 기자] 과학기술 학계와 의학계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델타 변이 유행을 극복할 대책 마련을 위해
의견을 주고 받았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과총)와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2일 오후 4시 ‘변이형 COVID-19(신종 코로나) 감염과 대책’을 주제로 온라인 공동포럼을 개최했다.
과총을 비롯한 세 기관은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자 이번 포럼을 마련했다.
이날 포럼은 주로 의료계 인사가 진행했다. 포럼 주제발표는 의사 출신 신의철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를 비롯해 이혁민 연세세브란스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송준영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맡았다.
신의철 교수는 ‘코로나19 백신과 우려되는 변이 바이러스 현황’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신 교수는 “지난해 코로나19 창궐 초기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일반적인 RNA 바이러스와 달리 잘못된 염기서열을 교정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변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학계는 예상했다”며 “변이가 상대적으로 덜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면서 여러 곳에서 변이가 발생했고 그중 일부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내 백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예방 효과는 90%대에서 80%까지 서서히 감소한 반면, 중증도 차단에서는 변함없이 높은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백신은 중화항체 생성 외에도 T세포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 바이러스는 중화항체에 대한 회피는 비교절 잘 일어나지만, T세포에 대한 회피는 거의 불가능하다. 백신이 T세포를 활성화하면서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앞으로 백신 프로그램을 지속하면서, 부스터샷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며 “이후 주요 변이에 특화된 백신을 비롯해, T세포 활성화를 통해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를 광범위하게 막는 백신 개발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다. 다만 광범위 백신의 경우 상당히 먼 미래 일”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이혁민 교수는 ‘변이 코로나바이러스 진단 대책’을 주제로 발표를 이어나갔다.
이 교수는 “이스라엘 등을 살펴보면 현재 70% 접종률에도 대규모 감염과 돌파감염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변이가 반복되다보면 앞으로 백신뿐만 아니라 치료제와 진단마저 회피하는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라서 이들 변이를 찾을 수 있는 새로운 진단키트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될 것”이라며 “치료제 무력화에 대비해 임상 현장에서 바로 고위험 변이를 진단할 수 있는 시약과, 전파력과 중증도 등에서 위험성이 높은 변이 출연을 예상할 수 있는 감시체계도 운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진단의 경우 다행히 세계보건기구(WHO)를 비롯해 우리나라도 진단 시 최소 2개 검사지표를 토대로 코로나19를 검출하도록 돼 있어 변이로 인한 회피 가능성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변이형 발생으로 인한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정기적으로 항체 검사를 하고 임상 양상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교차 및 추가 백신 접종’을 주제로 발표했다.
송 교수는 “교차접종의 경우 처음에는 백신 안전성 및 수급 문제에 관한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이후 연구를 통해 화이자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한 종류 백신을 단독으로 2회 접종보다 높은 항체유도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다만 안전성 측면에서는 대규모 임상이 진행된 단일 접종보다는 검증이 부족한 까닭에 교차접종을 당장 권장하기는 어렵다.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조금더 쌓인다면 더 적극적으로 권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스터샷의 경우 학계 연구를 통해 중화항체 및 면역 지속성이 입증됐다”며 “부스터샷 접종 후 중화항체능이 높아지고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도 높아진다. 접종 후 6~12개월 접종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본다. 다만 1회 접종인 얀센 백신 접종자나 상대적으로 백신 반응이 떨어지는 면역저하자는 6개월 이내 추가 접종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은 주제발표 외에도 패널토론도 함께 진행됐다. 황응수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조남혁 서울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 김성한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 박혜숙 이화여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의사 출신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