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재단이 자회사인 의약품 유통업체 안연케어(구.제중상사)의 지분 51%를 대기업 계열사에 매각한다.
12일 의약품 유통업계와 아이마켓코리아에 따르면 연세재단이 100%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안연케어의 지분 51%를 750억원에 아이마켓코리아로 인계한다.
매각금액은 750억원이며, 향후 13년간 독점 납품권을 보장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안연케어의 지난 2012년 매출이 2279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이마켓코리아는 앞으로 13년 동안 3조원대의 의약품을 연세의료원에 독점 납품하게 되는 것이다.
안연케어는 1992년 설립돼 연세대학교 재단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에서 처방되는 원내의약품을 독점 공급하는 과정에서 감사원으로부터 불공정 사례로 지적돼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매각이 추진돼 왔다.
지난해 4월 연세재단은 매각 입찰을 진행, 1150억원을 제시한 신성약품을 1순위, 아이마켓을 2순위, 남양약품과 부림약품, 지오영 등을 각각 3~5순위로 선정했지만 아이마켓코리아와 최종 손을 잡았다.
아이마켓코리아는 인터파크 계열 회사로 산업자재 등을 유통하는 기업으로 2012년 매출이 2조455억원이다. 과거 아이마켓코리아는 삼성전자와 삼성계열사의 지분이 58.7%였고 이후 인터파크 등에 지분을 매각했지만 여전히 삼성전자 외 계열사의 지분이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마켓코리아가 안연케어의 지분을 인수한 것을 대자본의 의약품 유통업 진출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도매업계 일각에서는 연세의료원이 안연케어 지분 51%를 매각하면서 750억원의 거금을 받은 것을 놓고 지분 매각을 핑계로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한 도매업체 대표는 "의약품 도매업체 지분을 750억원에 주고 산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며 "이는 지분 매각을 핑계로 의약품 독점 납품권을 판매한 격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다른 병원들이 입찰 과정을 통해 의약품을 구입하고 시장형 실거래가 시행에 따른 인센티브를 받는 상황인데 연세의료원은 독점 납품권을 빌미로 자회사인 안연케어 지분을 매각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안연케어 지분이 대기업으로 넘어갔다는 것은 대기업의 의약품 유통업 진출이 현실화 된 것”이라면서 “이번 매각이 향후 의약품 유통업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아이마켓코리아는 “매각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확한 시일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