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병원 내원객수가 급감하면서 병원내 부대시설 매출이 줄어들고 있다.
상주인구가 많아 높은 임대료를 감수하면서 운영하던 점주들은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등 자체적인 긴축재정에 들어갔다.
서울 송파구 소재 상급종합병원에 있는 디저트 전문점은 금년 2월부터 토요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병원 면회객 출입이 통제되고 환자수도 급감하며 본의 아니게 주5일제를 도입하게 됐다.
이 병원 신관에 있는 커피숍도 코로나 사태 이후 토요일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 또 다른 종합병원에 입점한 프렌차이즈 커피숍도 기존 평일 10시까지였던 운영시간을 오후 6시로 줄였다.
입구 옆에 위치한 이 커피숍 옆에는 보호구를 착용한 병원 직원들이 내원객들을 대상으로 체온측정과 손소독 안내를 하고 있다. 다른 쪽에는 선별진료소로 이어지는 임시출구가 있어 부산한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병원들이 출입통제 조치에 들어가는 등 평소보다 매출이 줄어들 것을 예상한 점주들은 일찍이 영업시간을 조정하며 대비에 나섰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악화됐다. 2월초 12명 정도였던 확진자는 한 달 새 3월3일부로 5000명을 넘었다. 국내 상급종합병원들 외래환자는 평상시보다 15% 이상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손님이 한창일 오후 1시 텅 빈 매장을 바라보며 점주 A씨는 “영업시간을 더 단축해 인건비라도 줄여야 할지 고민 중이다”고 답답함을 말했다.
병원 내 음식점, 카페, 편의점 등 부대시설은 대부분 병원이 점주에 임대를 내주는 방식이다.
특수점으로 분류되는 병원점은 임대료가 비싼 대신 상주인구가 많고 또 단체주문 등 특수납품이 많아 일반적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한다.
하지만 주요 이용층인 면회객의 내원이 제한되고 병원을 드나드는 외래환자수가 줄어들면서 원내 위치 상권효과를 당분간 누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서울 서대문구 소재 상급종합병원 내 편의점에서 일하는 B씨는 “평상시보단 손님들이 많이 줄었다”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감기약과 같은 상비약을 찾는 손님들은 늘었지만, 일반 손님은 비교적 한산한 추세가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됨에 따라 영업시간을 단축하는 가게들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한 종합병원에 있는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면서 병원 측과 운영시간 조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1인 점주가 보통 운영해 인건비 비중이 크지 않은 이미용시설이나 의료기기점은 운영 시간을 줄이지 않는 모습이다.
서울 한 종합병원서 의료기기점을 운영하는 C씨는 "전체적으로 병원에 사람이 없고 가게엔 입고 계획이 없는 마스크를 찾는 손님들이 종종 방문할 뿐"이라며 "현재로써는 영업시간을 줄일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원내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D씨는 "손님들이 불안감을 느낄까봐 최대한 방역·소독작업을 하고 있다"며 "빨리 상황이 나아지길 바란다"고 한숨을 쉬었다.
병원 차원에서 임대 시설의 영업시간 단축을 권고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서울 한 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점주들도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병원 쪽에서 영업시간 단축 등을 종용하긴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한 점주에게 요즘 매출이 어떠냐고 묻자 ‘어쩔 수 없다. 사태가 어서 끝나길 바랄 뿐이다’고 답하는데 같은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으로서 안타까웠다”며 “소독이나 방역을 최대한 지원하는 방식으로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