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정년퇴임 교수와 중소병원을 연결시켜 주는 프로그램이 새로운 의사 채용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다.
특히 대학병원들이 정년퇴임 교수 예우 차원에서 해당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일명 ‘닥터매칭’은 대한중소병원협회(회장 정영호)와 HM&컴퍼니(대표 임배만)가 선보인 신개념 의사 채용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헤드헌팅 과정에서 제기됐던 여러 문제들을 개선하며 주목을 받았다.
만성적인 의료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병원은 물론 정년퇴임 후 제2 인생을 설계하고 싶은 읫들의 수요가 맞아떨어지면서 새로운 채용 트렌드를 형성했다.
사실 기존의 의사 채용 패턴은 구직자와 고용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
구직자의 경우 해당 병원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본인이 구직 중이라는 정보 유출에 대한 부담을 감수하며 이직을 준비해야 했다.
역으로 고용자 입장에서는 재직 중인 의사들의 반발을 우려해 공개적으로 전문의를 채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닥터매칭은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며 구직자와 고용자 상호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철저한 보안은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자 가장 큰 경쟁력이다.
구직을 희망하는 의사가 ‘닥터매칭’ 홈페이지를 통해 구직을 의뢰하면 담당자가 전화, 메일, 면담 등을 통해 본인이 희망하는 최적의 병원을 찾아 연결시켜 준다.
의사가 필요한 병원의 경우 주최 측이 자체 보유한 인력 중 적임자를 물색해 제안한다.
맞춤형 채용이라는 점에서 헤드헌팅과 유사하지만 철저한 기밀 유지는 물론 전국 중소병원 대표단체와 컨설팅 전문업체가 주관하는 만큼 구인‧구직 정보에 있어서는 절대적이다.
HM&컴퍼니 임배만 대표는 “기존의 헤드헌팅 과정에서 불거졌던 구직자와 구인기관 우려 및 불안을 최소화시켰다”며 “중소병원 의료인 채용의 좋은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4월 운영을 시작한 이래 정년퇴임 교수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채용 사례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인력난을 호소하던 중소병원에게도 가뭄의 단비 역할을 톡톡히 수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면서 대학병원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정년퇴임 교수 예우 차원에서 최적의 취업을 알선해 줄 수 있다는 매력이 통했다는 평가다.
한 대학병원 원장은 “모교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평생을 희생한 만큼 정년 이후의 삶을 주선해 주는 예우가 필요하다”며 “업무협약을 통한 프로그램 도입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년퇴임 교수들의 기술과 연륜을 지역병원에서 발휘할 수 있다면 의사인력난 완화는 물론 지역 의료 질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HM&컴퍼니 임배만 대표는 “정부의 고령자 취업 장려와 경제활동 연령 확대 등을 감안하면 정년퇴임 의사 채용 활성화의 당위성이 높다”며 “앞으로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의과대학 정년퇴임 의사 수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 2009년 74명이던 의과대학 정년퇴직 의사는 2012년 들어 처음으로 100명을 넘어섰고, 2018년에는 212명으로 늘어났다.
협회 추계대로라면 오는 2025년 사상 처음으로 300명을 돌파하고, 2028년에는 무려 425명이 평생 몸담았던 의과대학 교정을 떠나 야인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