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외래 진료를 위해 서울대 등 소위 빅5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 4명 중 1명(약 26%)은 예약 후 한 달 이상 기다려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공개한 의료이용 추이 모니터링 고도화 연구에 따르면, 심평원 연구팀은 의료기관 이용 행태 분석을 위해 총 3000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대부분 수도권(75.2%)에 거주하는 남성(41.9%)과 여성(58.1%)으로 60대 이상이 34.1%, 50대 19.3%, 40대 13.4%, 30대 10.5%, 20대 7.8%, 10대 15% 등으로 구성됐다.
연구팀이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을 중심으로 초진 외래 이용자의 예약 후 진료대기 시간을 조사한 결과, 예약 후 당일 및 원하는 날에 진료를 받았다고 응답한 환자는 전체 30.7%였으나, 빅5병원으로 한정하면 16.3%에 그쳤다.
1주 이내에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7%, 15일 이내는 18.4%, 1개월 이상 대기했다고 답한 응답자는 26.7%로 나왔다. 최대 1년 이상 대기했다는 응답자도 있었다.
그 외 상급종합병원은 1개월 이상 대기한 경우가 현저히 적었다. 종합병원도 원하는 날 혹은 1주일 이내에 외래 진료를 이용한 경우가 77.8%였다.
상급종합병원 가운데서도 빅5의 초진 대기 기간이 상당히 긴 것이다. 다만 빅5의 경우도 재진 후에는 당일 혹은 원하는 날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답한 비율이 86%로 집계됐다.
연구팀은 “재진환자의 정기 예약 방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과별로 살펴봤을 때는 최초 진료받은 질환의 당일 진료 경험은 안과와 외과가 각 23.7%로 타 진료과 대비 낮게 나타났다.
의료기관 첫 방문 선택 이유는 “의사 실력” 답변(61%) 제일 높아
한편 진료 받은 질환으로 해당 의료기관을 처음 방문했을 때 그 의료기관을 선택한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의사의 실력이 좋아서’가 61.1%로 가장 높았다.
종별로 살펴봐도 결과는 비슷했다. 상급종합병원 선택이유도 의사의 실력이 좋아서(63.4%)가 가장 높았으며, 병원이 유명해서(56.0%), 시설과 장비가 많아서(42.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BIG5와 그 외 상급종합병원으로 비교한 결과, 빅5 병원은 의사 실력(74.7%) 때문, 그 외 상급종합병원은 가까워서(48.5%) 선택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반면 연구팀에 따르면 병원 측은 "의료진에 대한 신뢰와 함께 고도화된 시설 및 장비, 접근성 등도 대형병원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연구팀이 진행한 심층 인터뷰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 측은 “가까워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답했다.
또한 빅5 병원들도 “시설이나 장비의 질 향상 및 현대적 병실, 서비스 개선 등의 요인도 있다고 본다”며 “예전에는 멀어서 못 갔는데 지금은 지방 환자들도 SRT나 KTX를 이용할 수 있어 더 대형병원을 찾게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환자한테 신뢰를 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기대를 맞춰주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는 답변도 있었다.
연구팀은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의료진과 기관에 대한 신뢰와 고도화된 시설 및 장비에 대한 기대를 선호의 이유로 꼽았다. 교통시설의 발달이 지방 거주자들의 수도권 소재 의료기관의 접근을 용이하게 했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은 접근성과 함께 지역 거점 기관으로서의 역할, 1차 의료기관에 대한 불만족을 들기도 했다”며 “종합병원의 경우 지리적 접근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비율이 높다고 답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