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월급도 못주는 지방의료원···"예산 안정화 절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
2024.01.02 06:01 댓글쓰기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지 반년이 지나고 새해를 맞았지만 지방의료원 상황은 여전히 암흑 속이다. 코로나19 이전 지방의료원 병상 가동률은 80%를 유지했지만 전담병원 지정 이후 평균 49%로 떨어졌다.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원장단이 모인 사단법인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는 지난 2023년 최초로 정부에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 예산을 촉구하는 공동호소문을 제출하고 국회 앞에 모여 예산 편성을 요구하는 등 연합회 결성 이래 최대 행동력을 보였다. 해가 지나기 전 겨우 확보한 회복기 지원예산 1000억원은 향후 3~4개월치만 보전할 수 있을 뿐이다. 이에 ‘先(선) 적자 발생, 後(후) 지원’이라는 구조를 벗어나 예산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데일리메디는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 회장(인천의료원장)을 통해 현재 지방의료원들 현재 상황과 앞으로 활로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정부가 지난 2022년 코로나19 전담병원 지정 운영 종료 후 회복기간을 최대 6개월로 보고 보상금을 지급했지만 대부분 지방의료원 경영지표는 2019년 대비 60% 미만에 멈춰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의 손실보상금 잔액으로 직원 급여를 지급하고 의약품 납품 대금 결제를 미루는 방식으로 버텨왔지만 지난해 말에는 급기야 차입 단계에 돌입한 곳들이 속출했다. 


서울의료원이 약 60억원, 천안의료원은 약 30억원 규모의 차입을 진행해 직원 인건비 등을 충당했다. 충주의료원도 100억원 규모의 융자를 받았으며, 경기도의료원 의정부병원은 이천병원에서 자금을 빌리기도 했다. 


조승연 회장은 “임금체불을 막기 위해 채권 발행·차입 단계까지 돌입했지만 그 결과 은행 이자도 감당해야 하는 등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위기에 대한 공론화는 계속됐다. 조 회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방의료원 경영난을 호소했고, 보건의료노조 지방의료원 지부장 등 28인은 국회 앞 단식 농성에 돌입, 원장단도 힘을 실었다. 


그 결과 국회 본회의에서 감염병 대응 공공병원 회복기 지원예산 1000억원이 통과하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회의적이었다. 


조 회장은 “현재 35개 지방의료원 적자는 5~40억원 폭으로 형성돼 있다”며 “1000억원으로는 3~4개월 적자 보전과 유동성 위기 막기만 가능할 뿐이다. 총선 전까지 겨우 버틸 수준”이라고 평했다. 

"적자 메우는 경영 방식 탈피 시급"

서울의료원·천안의료원·충주의료원 등 '자금 차입' 악화일로

회복기 지원예산 1000억, 3~4개월 위기 막는 수준 

비필수의료 중심→필수의료 중심 의료체계 변화 기회 


상황이 이러하니 의사를 포함한 의료인력은 대거 이탈했고 환자도 함께 떠나갔다.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리라 기대했던 ‘공공임상교수’도 지난해 기준 정원 150명 중 27명만 채워 충원율은 18%에 그쳤다. 


이처럼 지방의료원이 늪에 빠진 상황에서 조 회장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고 봤다. 코로나19 유행 대응 과정과 결과가 이러한 모습이라면, 향후 지방의료원 미래는 없다는 부정적 전망이다. 


조 회장은 “지방의료원이 정말로 필요 없다면 차라리 문을 다 닫게 하라”고 강하게 말하면서도 “그게 아니라면 사업 방식을 바꿔 공공병원 안정화를 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급여·미용 분야는 수익을 창출하기 쉽지만 필수의료 분야는 수익을 내기 어렵고 적자가 당연하게 발생한다’는 전제를 정책으로 현실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지방의료원 적자, 흑자를 따지는 것은 이제 의미 없다. 적자를 사후적으로 메워주는 구조가 아니라 예산 재정을 운영하는 사업 방식을 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 역시 지역·필수의료 살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조 회장은 “현재 비필수의료에 치우친 의료를 필수의료 중심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제시했다. 


이어 “위기는 기회를 품고 있다. 공공어린이집도 과거 10%에서 현재 50%로 늘어난 선례가 있다”며 “의료라고 못할 이유가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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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병원관계자 02.07 10:50
    제2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다시 오고 지방의료원들이 참여 안하면 국가는 상상도 못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겁니다.

    불쌍한 지방의료원....
  • RE:진짜국민 01.10 12:37
    월급 보전해주고 수당 듬뿍 받아서 일한거 누가 모르나요?  다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코로나 때 피해 본건 공공 병원이 아닙니다. 바로 그 병원 다녔던 환자들입니다.

     그 병원에 다녔다는 것만드로요. 환자들은 기만하시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결과물이 적자이구요. 환자가 왜 안가겠어요?  적자의 현실을 직시하십시요.
  • 진짜국민 01.07 23:56
    의료원들은 강제로 코로나환자 받느라 외래도 닫고 운영했어요.그래서 일반직원들은 일시적 백수되고

    간호사등 의료인력은 혹사당했지요.레벨디 하얀 전신보호복입고 한여름에 얼마나 더운지 아시나요.국가가 강제로 국가의료위기시 맡아줄 공공의료를 단물빨아먹고 뱉은거지요.
  • 국민 01.03 13:27
    코로나 때 근처라고 잘 다니던 충성 환자 들 다 내치고

    지금 와서는 월급 안나올 것 같으니 다시 와달라고 하는 거 보니

    정말 염치 없군요.

    또 코로나 시즌 2 오면 오지 말라고 막을 그런 병원에 누가 가겠소?

     그냥 중앙 부처 공무원들에게 잘 보여서 예산 잘타서 연명 잘하시던가.

    그런 병원의 존재 가치는 더이상 없다고 보면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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