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2020년 수가협상 결과는 참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조원 돌파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협상에서 얻어낸 9758억원이라는 수치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전체 유형 결렬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할 시점으로 분석된다.
밴딩을 결정하는 가입자 단체 중심의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가 굉장히 보수적 수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따라 원활한 수가협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잔인한 먹구름이 다가오고 있고 내일(5월31일) 수가협상 최종일에 폭풍우가 불어닥칠 기세다.
29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오후 2시 한의사협회, 3시30분 병원협회, 5시 치과의사협회의 2차 수가협상이 진행됐다.
문제는 모든 유형이 제대로 된 협상을 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논의 자체가 어려운 밴딩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날 강청희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급여상임이사)[사진]은 각 유형 협상단에 고개를 숙여 사과했고, 본인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치를 제안받았다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수가협상 과정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는 보험자가 해결하기조차 힘든 상황에 부닥쳐있다는 것이다.
연이은 협상을 마치고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난 강청희 단장은 “지난해 1778억원 당기적자가 발생한 것을 두고 재정소위와의 해석 차이가 크다. 공단은 예측된 적자임을 강조했지만 가입자는 재정 안정성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이 컸다”고 밝혔다.
강 단장은 “재정소위로부터 전달받은 수치를 공급자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할 때, 건보공단 협상단이 어떤 협상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하지만 실질적 밴딩 결정에 관여하기 어려운 보험자 협상단이 느끼는 박탈감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는 “전 유형 결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재정소위가 지난 23일 첫 제시한 수치 자체가 너무 보수적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건보공단과의 협상에서 결렬돼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별다른 페널티를 받지 않는 구조다. 재정소위에서 수치를 고집하고 이로 인해 전 유형 결렬 사태가 벌어지면 차라리 복지부에 수가협상을 넘기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수가협상 과정에서 보험자 수가협상단장이 직접 나와 소회를 밝히는 일은 없었다. 이례적으로 적은 밴딩이 제시되고 그 과정에서 공급자만큼이나 보험자의 답답함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임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당장 내일(31일)이면 수가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할 시점인데 아직 수치 조정 없이 하소연만 주고받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문재인케어 진행 과정 속 공급자 옥죄기 협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아 보여 향후 적잖은 논란이 초대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