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지난해 7월 환자경험평가가 국내에서 첫 도입됐다. 특정 질환 위주의 적정성평가 체계에서 벗어나 환자를 중심으로 병원을 평가한다는 의미가 강조됐지만, 사실 의료계에서는 공신력있는 점수가 나올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다.
기존과는 다른 맥락의 평가였기 때문에 비공개로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지만 최종적으로 평가결과를 공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다만, 통상 평가결과 공개방식과 달리 등급은 설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의료평가조정위원회는 서울지원에서 1차 환자경험평가 결과 공개여부 및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그 결과, 출석위원 16명 중 10명이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고 다수결에 의해 통과됐다.
주요 근거로는 “환자가 직접 평가한 사항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모른다면 조사 효과가 반감되는 것이므로 현 시점에서는 영역별 점수라고 공개돼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했다.
일부 위원은 “결과를 공개하지 않더라도 환자경험 평가 도입만으로도 병원들의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어 기관 피드백을 통해 충분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러한 의견은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첫 환자경험평가 결과는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됐지만, 기존 적정성평가 공개 방식에서 활용되고 있는 1~5등급 설정 등은 진행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난 것이다.
의평조에 참석한 모 위원은 “현 상황에서 등급으로 구분할 경우, 그 기준이 작위적이고 기관 간 편차를 설명하기가 더 어렵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관 간 점수 편차가 크지 않으므로 등수 서열화보다는 개별 기관별 영역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견이다.
또 다른 위원은 “1차 평가 결과는 개별기관이 자신들의 수준을 가늠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는 자료로 활용돼야 한다. 아직은 충분한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1차 환자경험평가는 지난해 7월 중순부터 500병상 이상 규모를 가진 의료기관(총 95곳)을 대상으로 약 4개월간 진행됐다. 예의와 존중 등 만족도, 회진정보 제공 등 24문항이 설문조사됐다.
관련 자료를 분석 중인 심평원 측은 “의평조 의결로 인해 기관단위 평가영역 점수공개가 진행될 것이지만, 공개일정은 아직 조율 중”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