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석 평가인증원 도입, 인공신장실 질(質) 관리 시급'
전문가들 '전문의 법제화하고 투석기관 인증제 도입, 철저한 평가 관리' 촉구
2021.06.02 06:19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코로나19 등 감염병에 취약한 투석환자 안전 확보를 위해 인공신장실의 질 관리를 담당하는 별도의 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일 대한신장학회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인공신장실 안전성 확보 대책’에 대한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대한신장학회 조장희 부총무이사(경북의대 신장내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현재 97개 인공신장실에서 21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가운데 투석 확진자가 184명, 의료진 확진자가 32명 발생한 상황“이라고 현황을 전달했다.
 
이어 “대한신장학회에서 코로나19 비상대응위원회를 구성, 투석 확진자 발생 초기에 효과적인 코호트 격리 투석 전략으로 성공적인 대응을 했다”고 밝혔다.
 
학회는 인공신장실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환자를 음압실 격리 하에 혈액투석이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고 이후 코호트격리투석을 시행하는 매뉴얼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를 관리했다.
 
또한 이 같은 코로나19 관련 대응 경험을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학회 차원 노력으로는 전국의 모든 인공신장실의 코로나19 환자 관리 혹은 진료 질 관리를 하기란 불가능하다.
 
이영기 투석이사(한림의대 신장내과)는 “현재 인공신장실 개설허가, 시설 관련, 인력 요건, 질적 관리, 안전 대책 등 관련 법규가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며 “이 같은 법적, 제도적 장치 미비는 결국 환자 피해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인공신장실 인증평가와 투석전문의제 도입 등은 모두 학회 차원으로 하고 있다”며 “학회와 연결고리가 없는 의원이나 병원이 많고, 이런 기관은 학회 권고나 정책을 공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혈액투석실마다 장비와 인력의 차이가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학회가 환자 유인행위를 하는 비윤리기관과 윤리기관 19개를 각각 조사해봤더니, 혈액투석 전문의 비율과 경력간호사 비율, 의사 1인당 투석 건수, 간호사 1인당 투석건수, 응급장비 보유율 등이 유의하게 차이가 있었다.

"비윤리적 의료기관 투석환자 사망률이 훨씬 높은 실정 개선돼야"
 
또한 비윤리적 의료기관 투석환자 사망률이 윤리기관에 비해 37% 높았다.
 
따라서 투석전문의 제도를 법제화하고 투석기관 인증제를 도입하며 전국 투석기관을 평가관리하는 독립전문기관을 설립하자는 주장이다.
 
이영기 이사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신장학회 및 투석협회의 협업 하에 투석기관 평가인증원(가칭)을 설립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정기적, 종합적인 현지 실사 평가를 시행하고 혈액투석의 안전성과 투석 질 향상을 위해 실사평가를 의료수가에 반영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진용 심사평가연구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는 의미 있는 지적이지만, 모든 권한이 학회로 옮겨가게 되면 자칫 요양병원 등 개원가의 거부감이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진용 소장은 “당장 실현 가능한 대안이라면 심평원이 진행하고 있는 혈액투석 적정성 평가를 강화하거나, 상급종합병원 지정기준 혹은 전문병원 지정기준에 인공신장실을 포함하는 고시 개정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이 존재하고 있으므로 인공신장실을 위해 별도 인증기관을 마련하고 이를 학회가 운영하는 데도 저항이 있을 수 있다. 이런 점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 오창현 의료기관정책과장은 “현재로서는 하나의 특정 부서만을 위한 인증기관을 운영하기는 쉽지 않다. 병원별 인증을 먼저 확대하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라며 "별도 기관 설립보다는 인증원과 전문학회의 연계를 도모하는 것은 어떨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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