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인천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에 담배제조회사인 KT&G가 포함된 것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KT&G가 병영 경영에 관한 의결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복지부는 국정감사 서면질의 답변을 통해 “사업협약 체결 시 KT&G가 공중보건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없도록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어 연말 예정된 본협약 체결에 대해선 “KT&G가 병원 경영 관련 일체의 의결권을 포기하고, 주관사 권한 위임장 등을 명시해 병원 경영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위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시민단체 등은 담배제조회사인 KT&G가 공공보건 증진을 목표로 하는 해당 사업에 참여하는 것은 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 위반되는 것이라 지적하고 나섰다.
이 규약은 ‘담배회사는 공중보건정책을 추진하는 어떤 계획에도 파트너로 참여해선 안된다’고 규정한다.
본협약 체결을 앞두고 병원의 의사결정 및 수익 배분 구조에 KT&G의 참여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이다.
허 의원실에 의하면 복지부는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을 주관하는 인천경제청에도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허 의원은 “공모지침서에 사업신청자는 관련 법령을 준수해야 하며, 법령 미준수로 인한 불이익은 사업신청자가 감수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이 사업이 순항하기 위해선 컨소시엄 내에서 KT&G의 역할 및 수익구조, 개발이익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T&G 측은 “병원 경영 의결권은 공모지침에 따른 사업제안 때부터 없었던 부분 이며, 병원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KT&G에 전혀 배분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해당 논란은 KT&G에서 답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짧게 언급했다.
한편,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 사업은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내 26만1635㎡ 규모 부지에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 시설을 조성하는 대규모 의료사업이다.
인천공항과 인접한 청라의료복합타운 부지는 해외환자 접근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사업을 주관하는 인천경제청은 지난 8월 서울아산병원과 KT&G, 하나은행 등으로 구성된 ‘서울아산병원컨소시엄’은 인천자유경제청이 공모한 청라의료복합타운 민간사업자 공모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청라의료복합타운 건립을 둘러싼 잡음은 계속되고 있다.
담배회사인 KT&G 참여 논란 외에도 이 사업 공모에 참여했던 인하대병원이 선정 결과에 불복하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인하대병원 측은 서울아산병원이 공모 지침에 맞지 않은 서류를 제출했다는 주장이다. 공모 요건에 따라 해당 병원의 재무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병원을 운영하는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재무자료를 냈다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은 새 병원 건립 사업을 순차적으로 추진 중이다. 지난달 서울아산병원청라(가칭) 건립 추진단을 구성했으며, 이 달 초 향후 계획에 대한 검토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