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을지대병원 간호사 극단적 선택은 사회적 타살'
행동하는간호사회 '인력 부족 등 간호노동환경 구조적 문제서 초래'
2021.11.22 13:00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 기자] 최근 경기도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규 간호사가 태움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간호사 단체가 ‘간호노동환경이 만들어낸 구조적 타살’이라고 비판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22일 ‘더 이상 간호사를 죽이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2018년 故 박선욱 간호사, 2019년 故 서지윤 간호사. 그리고 2021년 11월 16일 을지대병원 간호사까지, 간호사 죽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과거 죽음과 너무나 닮은 오늘의 죽음을 보며 참담함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의정부 을지대병원에서 지난 3월부터 근무한 9개월 차 신규 간호사 A씨(23)는 지난 16일 병원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배 간호사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A씨가 작성한 차트를 던지는 등 괴롭힘이 있었고, A씨가 숨지기 직전 상사에게 퇴사 의향을 밝혔으나 사직은 60일 전에 얘기해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사망 원인으로 ‘태움’ 의혹을 제기했다. 
 
의정부 을지대병원 측은 태움이 사망 원인이라는 유가족측 의혹을 해결하고 올바른 조직문화를 선도하고자 지난 20일 의정부경찰서에 진상규명을 위한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행동하는간호사회는 “고인은 평소 20명이 넘는 환자를 담당하며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선배 간호사 모욕과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부서 이동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며 “간호인력이 적절하게 배치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환자를 담당하고 간호사들이 서로 알려주고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퇴직유예기간은 60일’이라는 엄포 대신 부서이동 등 적절한 조치가 있었다면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故 박선욱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故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 활동을 이어오며 간호사 죽음이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인력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임을 강조하고 신규간호사 교육제도 마련, 간호사 1인당 환자 수 법제화를 요구해 왔다. 그러나 변화는 더뎠고 그사이 또 한 명의 간호사가 세상을 떠났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어 “간호 인력이 적절하게 배치돼 감당할 수 있는 만큼 환자를 담당하고 간호사들이 서로 알려주고 도와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면, ‘퇴직 유예기간은 60일’이라는 엄포 대신 부서이동 또는 사직처리 등 적절한 조치가 있었더라면 이번 같은 안타까운 죽음은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간호사회는 “최소인력으로 최대 이익을 꾀하는 병원경영 방침 속에서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업무에 대한 자책감과, 과도한 업무량을 감당하며 교육을 해야 하는 것은 모두 간호사 몫”이라며 “업무수행능력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자행되는 폭력적인 조직문화는 자연스러웠고 또한 병원의 안일한 대응은 신규간호사에게 더 이상 벗어날 수 없는 아수라일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고인의 마지막 선택은 신규간호사를 둘러싼 작금의 간호노동환경이 만들어낸 구조적인 타살”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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