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정연 기자] 800병상 규모의 서울아산병원 분원 등 대규모 생활시설 인프라를 조성하는 청라의료복합타운 사업이 연내 본계약을 체결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청라 지역 부동산이 급등하면서 토지가격을 다시 책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며, 또 공중보건과 관련된 이번 사업에 담배회사인 KT&G 경영권을 배제하는 과정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사안은 올해 연말까지 본계약을 체결하는 것인데, 행정적으로 여러 가지 처리해야 할 과제가 있는 상황에서 시간적으로 어렵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원래 계획됐던 일정을 지키는 것이 목표”라며 “우선협상대상자인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과의 논의는 부지런히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토지의 경우 당초 공고했던 것보다 높은 가격에 공급하는 방안이 조율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경제청은 올해 1월 공모지침서를 통해 산업시설용지는 조성원가로, 지원시설 용지는 감정가의 60%로 책정하며 등 전체 토지공급가격을 1965억원으로 정했다.
그러나 지난 8월 우선협상자 선정이 끝난 이후 이 지역 토지가격이 급등해서 재책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란 설명이다. 현재 인천경제청은 한국감정원에 토지 감정을 다시 의뢰한 상태다.
이어 컨소시엄에 포함된 KT&G에 새롭게 설립되는 병원의 경영권을 부여하지 않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관련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소속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동미추홀갑)은 국감에서 “WHO 담배규제기본협약은 공중보건정책을 추진하는 어떤 계획에도 파트너로 참여해서 안 된다고 규정한다”며 보건복지부에 조치를 요구한 바 있다.
복지부도 서면답변을 통해 “KT&G가 병원 경영 관련 일체의 의결권을 포기하고 주관사 권한 위임장 등을 명시해 병원 경영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WHO 담배규제기본협약 위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단도 검토를 실시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 밖에 사업 공모에 참여했던 인하대병원이 제기한 선정무효 소송도 예상 밖 상황으로 작용했다. 인하대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공모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서울아산병원이 아닌 재단 재무자료를 제출했다며 공모지침에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송과 별개로 인천경제청은 우선협상자선정 과정에 대해 최근 감사원의 감사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아직 나오진 않았지만, 관련 서류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재차 확인한 바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밖에 사업자에게 과도한 혜택이 제공되는 부분이 없는지 등 계약내용을 다시금 확인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며 “다만 사업 일정이 지연되는 것은 무엇보다 지역민들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최대한 신속하게 본계약이 체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은 800병상 규모 병원 및 의료바이오 연구시설을 입주시킬 예정이다.
의료복합타운 내에는 연구개발(R&D) 허브 역할을 하는 ‘라이프 사이언스 파크(Life Science Park)’와 대한민국 의료 및 바이오산업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최첨단 스마트 교육센터’도 설립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