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이슬비 기자] 미국 내 조건부승인으로 출시된 바이오젠·에자이의 알츠하이머 신약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의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결국 제한돼 치매 극복에 도전하던 제약업계 긴장감이 덩달아 커지고 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메디케어·메디케이드서비스센터(CMS)는 금년 초 항 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 알츠하이머 신약의 건보 적용 범위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지침 초안을 발표한 데 이어, 최근 이를 최종 확정했다.
지침에 따르면 아두헬름의 급여는 향후 FDA·미국국립보건원(NIH)등 당국이 승인한 임상에 참여하고 또 조건이 맞다고 판단된 환자에만 적용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전통 절차가 아니라 신속승인을 받은 아두헬름의 잠재적 이점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 같이 결정했으며, 향후 FDA의 정식 승인 후 급여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게 CMS 측의 입장이다.
CMS의 이러한 결정으로 해당 치료제에 대한 환자들의 접근성이 크게 제한될 전망이다. 앞서 CMS의 초안 지침 발표시에도 우려를 표명했던 바이오젠은 공식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바이오젠 측은 “전례 없는 CMS의 이번 결정은 메디케어 가입자의 접근을 막을 것”이라며 “향후 승인되는 동일 기전 신약에 대한 보장을 제한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오젠 ‘레카네맙’·로슈 ‘간테네루맙’·릴리 ‘도나네맙’도 긴장
이번 CMS 지침의 영향을 받는 것은 비단 이미 출시된 아두헬름 뿐만 아니다.
아두헬름과 달리 향후 FDA의 전통 허가 절차를 거쳐 승인되는 아밀로이드 단클론항체 치료제의 경우, 허가의 근거가 된 임상에 참여한 메디케어 가입자만 급여가 적용된다.
또 메디케어 가입자가 사용할 수 있는 치료환경에서 투여돼야 한다.
이에 바이오젠·에자이 ‘레카네맙’, 로슈 ‘간테네루맙’, 일라이 릴리 ‘도나네맙’ 등도 급여 기준에 맞추기 위해 긴밀히 임상을 설계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릴리의 경우 근래 아두헬름과 도나네맙을 놓고 직접 비교임상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앞서 금년 CMS의 초안 발표 시 FDA신청 완료시점을 연기키로 결정하기도 했다.
릴리 측은 “도나네맙의 건보 보장 가능성이 좁기 때문에 신속 승인을 추진할 필요가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오는 16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열리는 2022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해당 치료제 관련 내용이 다뤄질 예정이다.
로슈·에자이·릴리 측 연자가 나서 각 치료제의 최신 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국내 전문가들은 60분 동안 아두카누맙에 대한 패널 토론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