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근래 증축 용적률 완화 계획을 밝히면서 그동안 코로나19 대응으로 인한 일반병상 축소 및 진료공간이 포화됐던 병원들의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 7월 공포·시행한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은 종합의료시설 증축 시 현행 대비 120%까지 용적률을 완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완화되는 용적률의 절반은 추후 감염병 위기 시 우선적으로 동원되는 감염병 관리시설 및 필수의료시설 등 공공 필요 의료용으로, 나머지는 병원이 필요한 용도로 활용하면 된다.
시에 따르면 서울시내 종합병원 총 56곳 중 21곳은 용적률이 부족한 상황이다. 시가 시내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10개 병원이 해당 지원을 통한 증축 입장을 피력했다.
이중 건국대병원·삼성서울병원·이대목동병원 등 대학병원과 중소의료기관인 양지병원이 구체적 참여 계획을 검토키로 한 상태다.
이와 관련, 해당 병원들은 “아직까지 명확히 정해진 것은 없는 분위기”라고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면서도 늘어나는 환자와 진료 과목 등에 비해 진료실·수술실 공간 등이 부족했던 탓에 이번 용적률 완화를 긍정적인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이대목동병원은 시설이 노후화된 탓에 부분적인 리모델링을 거듭해왔다. 이대목동병원 관계자는 “여러 차례 리모델링에도 불구하고 진료과도 많고 센터도 점차 늘면서 건물이 포화상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동이나 교수 연구실 등 부족했던 시설을 늘릴 수도 있고, 결국은 환자 서비스 향상을 위해 효율적인 공간 배치가 이뤄질 것”이라며 “구체적으로는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양지병원 관계자는 “검진센터나 수술실 등을 보강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무래도 입원실 등이 늘어나면서 병상 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아직까지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근 몇년 간 연이은 병상 축소로 고심 중인 건국대병원은 이번 용적률 완화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건물 신설 및 증축이 해법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만간 실시 예정인 5기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허가병상의 10%를 중환자실로 사용하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두가지 안(案)을 준비해놓고 있으며, 내년 이후 구체적으로 정해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하반기 중으로 ‘종합의료시설 지구단위계획 수립·운영 기준’을 수립할 계획이다. 기준에는 종합병원 증축 시 도시계획 지원 사항과 공공의료시설 관리방안 등 구체적인 지침이 담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계획 관련 사업비를 병원에 별도 지원하지는 않는다”며 “지원요청 사항 및 개략적 지구단위·건축계획안을 받아 전문가 자문을 통해 검토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