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돌발적 호흡곤란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중증천식환자 치료 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약제 비용 부담으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생물학적 제제가 급여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는 4월 27일 세계 천식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국내 천식 치료 환경 개선 필요성을 역설했다.
천식은 숨이 차고 쌕쌕거리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우리나라 주요 만성질환 중 질병 부담 3~5위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병이다.
흡입 스테로이드를 중심으로 한 치료제를 꾸준히 사용하면 대부분 치료가 되지만 국내에서만 1년에 1800명 정도가 천식으로 사망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기도 하다.
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천식으로 인한 입원율도 OECD 평균보다 약 2배, 천식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자 수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약 3~4배나 높다.
또 천식 환자 10명 중 1명은 흡입 약물을 제대로 써도 조절이 되지 않아 심한 호흡곤란으로 응급실에 이송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중증천식에 효과가 탁월한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가 개발되면서 세계천식기구, 국내 진료지침 등에서 투약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생물학적 제제가 비급여로 처방되고 있어 중증천식 환자들은 여전히 약제비용 부담으로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권혁수 교수 "중증천식환자, 일반 천식과 달리 기존 치료제로 조절 잘 안돼"
이날 지영구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은 "환자들의 질병 부담과 생물학적제제 비용효과성을 충분히 고려해 조속한 급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수 교수(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는 "중증천식환자는 전체 환자의 5~10%에 불과하지만 일반 천식과 달리 기존 치료제로는 잘 조절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고용량 흡입형 스테로이제, 기관지 확장제 등 대부분 치료법을 제대로 사용했음에도 조절이 되지 않고 약제 사용 비중이 커서 외래 및 천식 악화로 인한 응급식 방문 및 입원이 빈번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천식 외래방문 횟수는 비중증천식 대비 3배에 달한다. 비용 또한 비중증천식 대비 3배, 환자당 약제비용은 9~10배에 육박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도 열악한 상황이다.
장안수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는 "미국, 일본, 호주, 캐나다 및 여러 유럽국가에서 다양한 중증천식 생물학적제제에 보험 혜택을 제공하고 있지만 한국은 다른나라보다 보험 급여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천식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는 부작용 위험성이 높은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경구 스테로이드제를 장기적으로 사용할 경우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부작용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테로이드제 의존성 천식의 경우 그렇지 않은 천식에 비해 사망률도 더 높다"며 "경구 스테로이드제 사용을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제제에 대한 접근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상헌 한양대병원 교수는 "천식이 경증 질환이라는 인식이 많아 당국도 관심이 저조하지만 천식 환자 대부분이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