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가 의정갈등 사태 해결을 위해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하기로 했다.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은 오늘(22일) 학회 임원들에게 의정사태 해결을 위해 KAMC와 함께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의학회는 대한의사협회에 힘을 보태왔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며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 숙고 끝에 협의체 참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진에 미리 말씀드리고 일일이 상의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의정 사태 해결을 위한 어려운 결정임을 이해해 주고 지지해 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결정 이후 여러 비난에 직면할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부디 이번 결정을 통해 의정 사태 해결의 한 알의 밀알이 되길 바란다”고 이해를 구했다.
의학회와 KAMC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결정하면서 다른 의료계 단체들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일단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는 여전히 회의적인 분위기다. 정부의 입장 변화 없이는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의협이 말하는 정부의 입장 변화는 △2025년도 증원 문제 재논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 대한 사과·유감 표명 △전공의 수사 중단 등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없는 상태로, 조만간 공식입장을 통해 협의체 참여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협의체 핵심인 전공의 단체의 경우 여전히 잠행 중이다. 이들이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이번 사태의 귀결점 찾기가 쉽지 않은 만큼 초미의 관심사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협의체를 제안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향해 “거짓과 날조 위에 신뢰를 쌓을 수는 없다”고 비판한 뒤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2일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결정한 데 대해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여야의정 협의체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며 "오랫동안 국민들께 불편을 드려 온 의료상황을 해결할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좋은 의료진 양성을 위해 의대 학사 운영과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 자율성이 충분히 보장돼야 한다는 의료계 의견을 존중한다"며 "국민의 건강만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지난달 6일 "의료 공백 해소와 지역·필수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야당과 의료계에 공식 제안했다.
여야와 의료계,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4자 협의체'를 통해 현재 의정 갈등 상황을 수습하고 필수 의료와 지역의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질할 방안을 만들자는 취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