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표적치료 식물세포 개발…부작용 '무(無)'
서울대병원 윤혜원 교수팀, 항체치료제 패러다임 변화 예고
2024.08.02 14:42 댓글쓰기



국내 연구진이 유전자가위 기술을 통해 표적치료용 항체를 생산하는 식물 세포주를 개발했다. 


이 식물에서 생산된 항체는 상용화된 유방암 치료제와 효과가 비슷하고, 간독성은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에게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핵의학과 윤혜원 교수팀은 ‘인간화 항체생산 벼세포주(PhytoRice)’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산된 유방암 항체치료제 효과 연구결과를 2일 발표했다.


유방암 환자의 약 20%는 HER2 수용체가 비정상적으로 과발현되는 HER2 양성으로, 이 유형은 암세포 성장이 빠르고 재발과 전이를 잘 일으킨다.


HER2 표적 항체치료제(트라스트주맙 등)는 암세포 증식 신호를 차단하거나, 암세포가 면역세포의 공격 표적이 되도록 유도함으로써 HER2 양성 유방암을 치료한다.


이러한 항체치료제는 주로 동물세포에서 생산되는데, 이는 인수공통감염병에 취약하고 공정이 까다로워 생산 비용도 높다. 


그 대안으로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식물기반 항체치료제는 인간에게 면역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상용화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식물유래항체의 면역 부작용이 인간과 식물의 다른 당사슬 구조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유전자가위 기술로 식물 특이적 당사슬을 모두 제거한 벼세포주를 개발했다.


이 세포주에 트라스트주맙(TMab) 유전자를 삽입해 항체가 분비되도록 만든 후 분비된 항체를 배양·정제시켜 ‘P-TMab(식물 생산 유방암 항체)’을 확보했다.


항체의 구조 및 성분 분석결과 P-TMab은 상용화된 항체치료제 TMab과 단백질 구조 및 암 치료 기전이 동일했다.


인간 유방암 세포를 대상으로 세포 증식 억제효과를 분석한 결과 P-TMab은 항체 농도 1㎍/ml 이상일 때 TMab보다 효과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항체의존세포독성(ADCC) 효과도 분석한 결과 P-TMab은 TMab보다 면역세포 결합 친화도가 2배 이상 향상돼 세포 사멸 효과가 컸다.


이는 P-TMab에 부착된 ‘G0형 당사슬’이 면역세포와의 결합을 촉진했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P-TMab은 더 적은 약물 용량으로 TMab과 동일한 세포 사멸 효과를 보였다. (17ng/mL vs 54ng/mL)


추가적으로 연구팀은 P-TMab과 TMab의 간독성을 평가했다. 


P-TMab은 투여 후 6시간부터 간 흡수가 감소해 48시간부터는 거의 검출되지 않았던 반면, TMab은 투여 후 48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간에 남아 있었다. 


즉 P-TMab은 기존 항체치료제보다 간독성 위험이 낮고, 간에 덜 흡수되는 대신 종양을 더욱 효율적으로 표적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핵의학과 윤혜원 교수는 “식물 생산 유방암 항체의 암 치료 가능성을 확인해 의미가 크다”며 “향후 암 신약 개발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식물 생물공학 저널(Plant Biotechology Journal, IF;10.1)’ 최신호에 온라인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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