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Acute Myeloid Leukemia)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새로운 기술을 통해 표적 항암제 작동기전을 밝혀내고, 환자 치료 반응성을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변자민 교수팀은 단분자 공면역침강(SMPC) 기술을 통해 ABT-199 표적 항암제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은 혈액 또는 골수 내 비정상 백혈구가 급격히 증식해 정상 혈액 세포 생성을 방해하는 혈액암으로, 신속하고 효과적인 치료법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
‘ABT-199(Venetoclax)’ 표적 항암제는 AML 치료에 높은 성과를 보였지만 모든 환자가 동일한 효과를 얻지 못하고, 저항성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 효과 예측 방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단분자 풀다운 및 공면역침강 기법과 단분자 형광 이미징 기술을 통해 약 3만개의 세포를 분석해 22종의 서로 다른 단백질 상호작용 신호를 검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ABT-199가 BCL2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BCL2-BAX 복합체를 분해시키고, 이 과정에서 활성화된 BAX 단백질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BT-199가 암세포를 죽이는 주요 매커니즘을 명확히 규명했다.
이어 연구팀은 32명의 AML 환자 검체에서 다차원 PPI 프로파일 데이터를 획득하고, 생체 외 수준에서의 약물 반응성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ABT-199 민감성과 저항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단백질 복합체를 밝혀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개별 AML 환자 ABT-199 약물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동반진단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이 바이오마커는 환자 세포에서 특정 PPI 신호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고, ABT-199가 효과가 있을지를 높은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한 바이오마커 예측 정확도를 생체 외 수준에서 테스트했다. 그 결과, 최대 94%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임상 적용에 충분한 수준이다.
실제 10명의 AML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테스트에서도 9명의 항암제 반응성을 성공적으로 예측했으며, 민감도 100%, 특이도 83.3%의 성능을 보였다.
고영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반응 예측 바이오마커가 부족했던 급성 골수성 백혈병에서 ABT-199(Venetoclax) 요법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의미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이어 “PPI 프로파일링 기반 연구가 향후 급성골수성 백혈병의 정밀의료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IF: 29.2)’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