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이 까다로운 ‘치밀 유방’ 여성의 진단 정확도를 개선할 길이 열렸다.
유방촬영술에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하면 진단 성능이 향상되고, 유방초음파를 추가하면 조기 유방암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장정민·하수민 교수팀(영상의학과)은 치밀 유방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보조 진단 방법으로서 AI 프로그램과 유방초음파 성능을 비교한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검사 방법으로, 만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선별적으로 권고된다.
그러나 지방이 적고 실질이 많은 ‘치밀 유방’은 영상에서 고밀도 흰덩어리로 나타나기 때문에 검사 민감도가 떨어져 암 진단을 놓치기 쉽다.
특히 우리나라 여성은 대부분 치밀 유방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유방초음파 등 추가 검사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유방암 검진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지만 그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유방암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치밀 유방 여성 5707명을 대상으로 ▲단독 유방촬영술 ▲유방촬영술+AI ▲유방촬영술+초음파 진단결과를 각각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촬영술+AI의 경우 단독 검사보다 특이도가 높고 재검률이 낮았다.
즉, AI 보조진단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정상인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특이도가 개선되고, 정상인이지만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위양성 사례를 줄일 수 있었다.
반면 유방암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민감도는 유방촬영술+초음파가 유방촬영술+AI보다 높았다.
그밖에 유방촬영술+AI로 진단을 놓쳤지만 초음파를 통해 진단된 12개 유방암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초기로 조기진단에 유방초음파를 병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정민 교수는 “AI는 유방촬영술 특이도를 향상시켜 영상의학과 전문의 판독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치밀 유방 여성의 낮은 진단 민감도를 완전히 보완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자 특성에 따라 유방초음파를 함께 적용하면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맞춤형 유방암 검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레디올로지(Radiology, IF;12.1)’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