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경련요법(Electroconvulsive Therapy, ECT)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뇌(腦) 미세구조에 변화를 일으키고, 이 변화가 증상 개선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는 전기경련요법의 치료적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며, 향후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아 교수팀은 MRI 질감 분석 기법을 활용해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의 증상 심각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결과를 16일 발표했다.
MRI 질감 분석은 뇌 부피나 두께 분석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조직 변화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방법으로, 회색 레벨 크기 영역 매트릭스를 사용해 뇌 미세구조 변화를 평가한다.
연구팀은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 36명,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 27명, 건강한 대조군 70명을 대상으로 MRI를 촬영하고, 각 그룹의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 병행 환자들에서 좌측 해마와 우측 편도체에서 질감 지표(GLSZM large area emphasis)가 변화했고, 조현병 증상 개선과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미세한 조직 변화를 유도해 증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약물치료만 받은 환자들과 비교했을 때 전기경련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한 환자들에서만 뇌 회색질의 질감 변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이는 전기경련요법이 치료 저항성 조현병 환자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
김민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의 광범위한 뇌기능 조절법에서 벗어나 전기경련요법이 뇌의 특정 핵심 부위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세밀하게 규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차세대 표적 뇌기능 조절술 개발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 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IF=9.6)’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