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돌연변이가 없는 유방암 환자에서도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가족력이 있는 유방암 환자의 경우 그 위험성이 더 증가할 수 있는 만큼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강은혜 유방암 환자 1만3107명의 생존율 및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을 평가한 후향적 코호트 연구결과를 8일 발표했다.
유방암은 한국에서 가장 흔한 여성 암 중 하나로,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BRCA1/2 유전자는 유방암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크게 증가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DNA 복구 기능에 문제가 생겨 암 발생 위험이 급격히 높아진다.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는 유방암 발생 후 반대편 유방암 재발률이 높지만, 돌연변이가 없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대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검사 기준에 따라 환자들을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으로 나눠 연구를 진행했다.
고위험군 환자들은 다시 BRCA1/2 유전자 돌연변이 유무에 따라 ▲BRCA1/2 돌연변이 환자 ▲BRCA1/2 돌연변이 없는 환자 ▲유전자 검사를 받지 않은 환자로 세분화됐다.
연구결과 BRCA1/2 돌연변이가 있는 환자들은 저위험군에 비해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이 7.3배 더 높았으며 돌연변이가 없는 고위험 환자들도 2.77배 높은 발생 위험을 보였다.
또한 10년 누적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을 보면 BRCA1 돌연변이 환자는 9.9%, BRCA2 돌연변이 환자는 7.2%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연구된 북미 및 유럽 환자들의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19.5%~33.5%)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이 결과는 BRCA1/2 돌연변이가 없는 고위험 환자들, 특히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에서 반대편 유방암 발생 위험이 일반 환자들보다 높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강은혜 교수는 “변이가 없더라도 일반 환자들보다 반대편 유방암 발생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특히 가족력이 있는 환자들은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Breast Cancer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