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참여한 국제공동연구에서 간세포암(HCC) 환자가 아테졸리주맙-베바시주맙 병합 치료를 받을 경우 16.5%정도는 간(肝) 기능이 악화돼 사망 위험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간세포암 치료 중 발생하는 간 기능 저하 빈도와 임상적 중요성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세계 최초 연구로 면역항암 치료에서 간 기능 관리 중요성을 확인시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차의과대 분당차병원(원장 윤상욱) 암센터 전홍재 교수[사진]팀은 간세포암 환자에서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합치료 중 발생하는 간 기능 악화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3일 밝혔다.
미국 피츠버그대, 시카고대,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 등 유럽, 미국, 아시아 25개 의료기관이 공동진행한 이번 연구에 전홍재 교수는 아시아 연구자 중 유일하게 주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유럽, 미국, 아시아의 25개 3차 의료기관에서 절제 불가능한 간세포암 진단 후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합치료를 받은 환자 571명을 분석했다. 여기에는 분당차병원 환자 172명의 데이터도 포함됐다.
분석 결과, 아테졸리주맙과 베바시주맙 병합 치료를 받은 환자 중 16.5%에서 간 기능 저하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간 기능 저하가 발생한 환자들 사망 위험률은 19.0배로 치료 중 간암이 악화된 환자들 사망 위험률(9.9배)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간 기능 저하가 발생한 환자들은 대부분 후속치료를 지속할 수 없었으며, 13.8% 환자만 2차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반면 간 기능 저하없이 종양이 진행된 환자 중 61.1%는 2차 전신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었고, 더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
특히 이러한 간 기능 악화가 주로 알부민-빌리루빈(ALBI) 등급이 높거나 비바이러스성 원인을 가진 간암 환자들에서 더 흔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홍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세포암 환자 예후를 결정하는데 종양 진행뿐 아니라 간 기능 악화가 간암 환자 예후를 결정하는 데 핵심 요소임을 확인했다"며 "간 기능 관리와 간암 치료를 통합적으로 접근함으로써 간암 환자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