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관 벽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는 치료하지 않으면 결국 혈관벽이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
뇌동맥류 중 지름이 25mm 이상인 경우를 ‘거대 뇌동맥류’라고 하는데 그 중 '소아 거대 뇌동맥류'는 매우 희귀해 전문적인 치료 기술이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중재클리닉 서대철 교수[사진]팀이 두 달 전 극심한 두통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가 소아 거대 뇌동맥류로 진단받은 한모군(15)이 신경중재 코일색전술을 받고 건강히 퇴원했다고 최근 밝혔다.
코일색전술은 사타구니 쪽 혈관을 통해 미세 카테터를 뇌동맥류로 접근시켜 코일을 채워넣는 시술법이다. 부푼 혈관이 파열돼 뇌출혈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서 교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7~80%가 색전술에 의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도 늦었지만 이러한 추세를 따라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소아의 경우 혈관벽이 약하기 때문에 색전술을 할 때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이 생기면 사망 및 운동기능, 발음 장애 가능성이 30~40%일 정도로 매우 높은데,소아의 경우 혈관벽이 성인보다 약해 출혈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서 교수팀은 뇌동맥류의 위치와 모양이 수술을 하기에는 까다로웠던 한 모 군에게 환자에게 코일색전술을 시행해 위급한 상황을 넘길 수 있었다.
서대철 교수는 "소아에서 갑자기 비정상적으로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거대 뇌동맥류 때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 교수팀은 최근 아래턱뼈를 지나는 혈관이 기형적으로 연결돼 압력 차이로 파열되기 직전이었던 10대 소아 환자를 신경중재 코일색전술로 치료하기도 했다.
정상 혈관은 동맥, 미세혈관, 정맥으로 이어지는데 이 환자는 아래턱뼈를 지나는 혈관이 기형적으로 동맥이 미세혈관 없이 정맥으로 바로 연결돼 있었다.
서 교수는 "정맥이 견딜 수 있는 혈압이 동맥보다 매우 낮아 아래턱뼈에 있는 정맥이 터질 위험이 매우 컸는데 즉각적으로 코일색전술을 시행해 그 위험을 피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