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에 이어 방역당국이 공식적으로 코로나19 ‘토착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얼마 전 신종감염병 중앙심상위원회 간담회서 집단면역 불가 발언이 나온 이후 정부도 ‘퇴치’가 아닌 ‘일상생활 회복’에 대해 언급했는데, 결국 코로나19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일상을 시사한 것이어서 향후 정책적인 변화 등이 주목된다.
단, 전문가들은 "정책 변화는 당장 눈 앞의 불을 끄고 일상을 회복한 상황에서 사망률 관리·병상 등 의료자원 유지 등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6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토착화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표현은 달랐지만 지난 3일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이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한 것과 궤를 함께 했다.
토착화를 이야기한 것 자체가 지속적인 백신 예방접종, 의료자원 유지 등 필요성을 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청장은 “현재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몇 번의 예방접종으로 근절 가능한 감염병으로 관리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고, 어느 정도는 매년 발생할 수 있다”며 “바이러스 자체가 계속 변이를 일으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 발생이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통제하더라도, 타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국내 발생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 청장은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낮은 국가에서 변이를 계속 유발한다면, 이런 유입으로 인한 국내 전파도 계속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변이 바이러스와 함께 전 세계적인 통제 상황을 봐야 정확한 예측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토착화에 대비한 정책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물론 당장의 정책 변화는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미 코로나19 대응 패러다임은 ‘예방’에서 ‘치료’로 바뀌는 등 사망률을 낮추는데 맞춰져 있고, 일상생활 회복도 마찬가지로 예방접종 등이 완료된 이후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오 위원장은 “설령 집단면역에 도달해도 감염확산 위험이 곧바로 0(Zero)이 되는 것이 아니다”며 “섣불리 거리두기 완화 시 유행이 다시 시작된다. 고령층과 고위험군은 집단면역 이후에도 계속 위험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의 말은 더욱 구체적이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생활을 회복하고, 유행이 중단되고 나서라도 있을지 모를 4차, 5차 등 유행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예방이 아닌 관리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다. 내년이나 그 이후의 나중 이야기”라며 “일상생활을 회복한 이후 독감처럼 예방접종도 매년 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예를 들어 독감 때문에 일상생활 정상화를 못 하는 것은 아니”라며 “의료자원이나 병상 확보 등 지속가능하게 시스템을 끌고 나가야 하는데, 시간이 지나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