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양보혜 기자] 앞으로 당뇨병 가이드라인 개정 논의에 있어 '연령'이 중요한 세부지표 중 하나로 고려될 전망이다.
29일 대한내분비학회 국제학술대회(2021 SICEM)에서 마련된 '당뇨병 관리의 임상 업데이트(clinical update in diabetes management)' 세션에서 이 같은 논의가 이뤄졌다.
올해 당뇨병 진료지침이 크게 변화했다. 약제요법은 혈당과 동반질환 여부를 중심으로 개편이 이뤄졌다.
새로운 환자의 경우 목표 A1c와 현재 A1c를 고려해 단독 또는 병용요법을 하고, 혈당조절 실패 위험을 낮추기 위해 진단 초기부터 병용요법을 적극적으로 고려한다.
심부전, 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등 동반질환을 가진 경우 SGLT-2 억제제 또는 GLP-1 수용체 작용제를 우선 권고한다. 단, 혈당 조절 목표는 당화혈색소(A1c) 6.5% 미만으로 동일하다.
문제는 초반부터 강력한 혈당조절을 골자로 하는 당뇨병 진료지침을 당뇨를 앓고 있는 노인이나 청소년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남훈 고대의대 교수는 "당화혈색소 조절 목표를 7.0%로 주장했는데, 다수가 6.5%를 결정했다"며 "그런데 0.5 차이는 약제를 하나 더 추가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수치이기 때문에 중요한데, 왜 6.5%를 유지했느냐"고 물었다.
김대중 아주대병원 교수는 이에 대해 "저도 7%가 적당하다고 생각했지만 6.5%를 목표로 한 이유는 최소한 신환, 혹은 당뇨 진단이 얼마 되지 않은 환자에게는 적극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나 6.5%를 목표 혈당으로 제시하면서 고민스러웠던 부분은 75세 노인에게 이 기준을 적용해 약을 쓸 것인지, 또 고령(old age)이라면 몇 살부터를 고령으로 정의해야 할지 등이다"라며 "향후 이런 부분을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대의대 노은 교수는 "15세 이상 영에이지(청소년) 당뇨환자가 늘어 소아청소년과에서 내과로 보내져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그런데 18세 미만 환자에 대한 약물의 효능 및 안전성 연구가 없는 것이 큰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노 교수는 "성인의 경우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과 갭이 있다"며 "이런 부분에 대해선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은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고승현 가톨릭의대 교수는 "가이드라인 개정은 문헌 연구, 임상연구 등이 근거가 된다"며 "그러나 아직 노인, 청소년, 소아 등 연령이 세분화된 연구결과가 없다"고 설명했다.
고 교수는 "향후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현재로선 청소년의 경우 소아과에서 내과로 미리 보낼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민경 서울의대 교수는 "사실 SGLT-2 억제제의 경우도 75세 이상에 사용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며 "FDA의 적응증을 봐도 연령에 대한 내용이 없다"고 언급했다.
문 교수는 "물론 고령의 CKD(만성신부전)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쓰고 있지만,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관련 데이터를 모아 혜택을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