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구교윤 기자]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16%에 달하는 우리나라에서 인지기능 저하, 치매 인구를 줄여 사회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더이상 미루면 안된다. 국가 차원에서 국민 청력 관리를 위한 정책을 마련할 때다.”
대한이과학회가 지난 2일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새 정부를 향해 '생애 전환기 난청검진사업과 노인 보청기 지원 정책 수립'을 주문했다.
이날 구자원 회장은 인사말에서 어후반고(馭朽攀枯)라는 사자성어를 빗대어 “어려운 시기에 모든 국민이 행복 추구권을 보장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바람을 전했다.
구 회장은 “어후반고는 썩은 고삐로 말을 몰고, 마른 가지에 매달리듯이 한다는 말로 매사에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신중히해야 한다는 뜻”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어려운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정부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노년기 3대 만성질환 난청, 조기 진단 및 예방 정책 필요
노인성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의 가장 흔한 형태로 관절염, 고혈압과 함께 노년기에 가장 흔한 3대 만성질환 중 하나다.
노인성 난청 환자는 의사소통과 관련된 행동장애와 사회심리적 장애를 일으키고 치매, 우울증, 낙상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날 박시내 공보이사는 “정부는 노인을 위한 복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난청의 조기 진단 및 예방, 그리고 재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생애 전환기 난청검진사업 필요성 역설했다.
특히 그는 “노인성 난청은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매우 크게 작용하기에 생애 주기별 난청 선별검사로 조기에 난청을 발견하고 청각 재활을 도와 줄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나라의 경우 난청 인구에 대한 관리가 더욱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40세 이상 국민 중에서 양측 40dB 이상의 중등도 난청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난청에 대한 불편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12.6%만 보청기를 사용한다.
이는 다른 국가 보청기 사용률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편이며, 여기에는 보청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비롯해 불편한 사용감, 높은 가격 등 열악한 정부 지원 정책에 기인한다는 게 박 이사 설명이다.
박 이사는 또 “65세 이상 인구에서 중등도 난청 유병률은 평균 20~25%에 달하지만 장애 판정을 받지 못해 보청기 구입시 급여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공보이사는 “보청기 구매 시 급여 적용이 일정 부분 확대된다면 사회적 약자인 노인을 위한 대표적인 사회보장 제도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노화성 난청 치매 발병률 높은 실정으로 고도난청은 4.94배 증가
대한이과학회는 노화성 난청과 치매 유병률에 대해서도 강조하며 노인 보청기 지원 타당성을 역설했다.
대한이과학회는 JAMA 학술지 보고 내용을 인용하면서 난청의 경우 치매 발생률이 평균 1.89배, 중등도 난청의 경우 3배 이상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71dB이상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4.94배 높게 치매가 발생해 난청이 심각해진다고 강조했다.
대한이과학회는 이날 최소 200억에서 최대 400억정도 추가 예산으로도 비용 부담으로 보청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65세 이상 노년층에게 큰 혜택을 줄 수 있다고 제시했다.
신생아난청 지원 정책과 후속책에 대해서도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선천성 난청 검사와 영유아 보청기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국민들의 인지도가 부족해 신청률이 미미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019년부터는 신생아가 외래에서 시행한 신생아 청각선별검사에 대해 환자 본인부담금을 지원하고 있다. 선별검사에서 재검 판정시 이뤄지는 확진검사 본인부담금도 7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신생아가 난청이 있을 경우 보청기 착용을 하지 않으면 발음이 어눌해지고 언어 발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실제 복지부 난청사업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건강보험이 적용된 첫 해인 2019년 출생한 신생아 중 신생아 청각선별검사를 시행한 비율은 90.3%였다.
박 공보이사는 "다른 선진국 처럼 산모 산전교육에서 난청 조기진단과 치료 중요성을 교육해야 한다"면서 난청 코디네이터와 예방접종알리미와 같은 ‘난청 알리미 서비스’와 ‘영유아 및 소아 난청 관리시 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