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전공의 급감→소아심장 사실상 '멸종'
서울대병원 김웅한 교수 "소송 위험 부담에 더 기피, 병원장들도 꺼리는 분위기"
2022.09.30 10:34 댓글쓰기

"전공의들이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하더라. 교수를 보면서 미래를 떠올렸는데 본인들은 그렇게 못 살겠다고 말한다. 필수의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 지가 10년이 넘었는데 흉부외과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지난 28일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주최한 국회토론회 '필수의료,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에서 서울대병원 소아흉부외과 김웅한 교수가 정부 무관심 속에 방치된 필수의료 문제를 지적하며 이 같이 한탄했다.


김 교수는 이날 "젊은 의사가 기피과를 찾지 않는 건 오래된 일"이라며 흉부외과가 처한 현실에 허망함을 표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전국 흉부외과 개설 병원은 100개 수준이나, 흉부외과 전공의 1~4년차 모두 있는 곳은 5개에 불과하다. 


그는 통계자료를 제시하며 "흉부외과 의사들은 한 달에 당직이 5.1일, 온콜이 10.8일이다. 한 달에 절반 가량이 당직이나 온콜인 셈"이라면서 "흉부외과 의사 51.7%가 번아웃을 호소했고, 번아웃 때문에 환자 위해(危害)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90%를 넘었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올해 전공의 5명 선발했지만 2명 그만 뒀다" 


김 교수는 "올해 서울대병원에 레지던트 5명이 들어왔지만 벌써 2명이 그만뒀다"며 허탈해했다.


흉부외과 중에서도 특히 소아심장 분야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현재 소아심장 분야를 전문적으로 볼 수 있는 의사는 전국적으로 15~16명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흉부외과에서도 심장 분야는 아무도 지원을 안한다. 그마저도 성인쪽으로 몰리고 소아쪽으로는 전국에 15~16명 뿐"이라며 "돌이킬 수 없는 상황까지 가야 움직이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저조한 지원율에 대해 김 교수는 "소송에 따른 위험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아는 성인에 비해서도 막대한 배상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에 의료기관에서는 소아심장 수술을 기피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니 병원에서도 '수술'이 아닌 '검진'에만 치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김 교수는 "심장수술은 죽느냐, 사느냐하는 사안 인데 우리나라에선 환자가 죽으면 무조건 소송"이라며 "소아는 사망시 기대수명을 계산하면 10~20억원을 배상해야 하니 의사들이 소아심장 수술을 꺼리게 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병원이 알아서 해결하라고 방치해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의사를 보호하는 장치를 정부가 제도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