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치료 새 지평, 만성골수성백혈병 완치 도전"
이성은 서울성모병원 만성백혈병센터장
2023.01.24 06:55 댓글쓰기



2000년대 초반 인류 최초의 표적항암치료제인 ‘글리벡’ 등장 이후 백혈병 치료는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표적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차이가 나는 암세포 특정 부분을 표적으로 하여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약물이다. 정상세포를 공격하지 않기 때문에 환자에게 가해지는 고통은 기존 항암제보다 적고 효과는 훨씬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수많은 글로벌 제약사에서 글리벡 후속 의약품을 개발하며 현재는 4세대 표적항암제까지 등장했다.


다양한 치료제 등장으로 불치병으로 여기던 만성골수성백혈병이 완치에 한 발짝 더 가까워고 있는 상황이다. 데일리메디가 국내 혈액암 치료를 대표하는 의료기관인 서울성모병원 이성은 만성백혈병센터장을 만나 일련의 치료 과정을 들어봤다.


이성은 교수는 현재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만성백혈병센터장으로서 만성골수성백혈병 포함, 골수증식종양 및 조혈모세포이식 분야 명의(名醫)다.


Q. 만성골수성백혈병에 대한 설명과 국내 발병률 현황

만성골수성백혈병은 혈액을 만드는 조혈모세포 유전자 돌연변이로 생기는 질환으로 성인 백혈병의 10~20% 정도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경우 초기 증상이 없지만 피로감을 비롯해 무력감, 어지러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이 발생하는 초기인 ‘만성기’로 진단되지만 5% 정도의 환자는 처음부터 ‘가속기’ 또는 ‘급성기’의 진행된 상태로 진단이 된다. 만성기 환자는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3~4년 후 급성기로 진행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국내 인구 10만 명당 0.8명 정도에게 발생하며 남성이 여성보다 1.8배 많다. 한국인 발병 연령은 평균 40~45세다. 


Q. 만성골수성백혈병 사망률은

‘글리벡’이라는 표적질환항암제가 나오기 전에는 치료 방법이 골수이식 밖에 없어 사망률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표적항암제 1세대 개발 이후 환자 80% 이상은 장기 생존을 하며 생존율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지금은 약만 잘 복용하면 대다수가 생존할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약 5% 환자들은 급성기 단계에서 첫 진단을 받게 되면서 상황이 좋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항암 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경우, 치료 중 여러 약재를 사용했음에도 실패하는 경우 등 아직까지 치료에 난항을 겪는 환자들이 있다. 


Q. 급성백혈병과 만성백혈병은 어떻게 다른가

환자가 발병돼서 병원에 오는 양상부터 다르다. 급성백혈병은 혈관 수치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면서 빈혈이나 출혈 등의 증상이 빈번하다. 반면, 만성백혈병은 간장 및 비장 종대가 특징으로 환자가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조기 포만감 및 소화 불량을 겪는 경우가 많다. 진단과 치료 과정 역시 엄격한 차이가 있다. 만성백혈병은 암 유발 유전자를 표적으로 할 수 있는 표적치료제 사용이 치료 기본 방침이다.


“표적항암제 1세대 ‘글리벡’ 개발 이후 환자 80% 이상 장기생존”

“만성백혈병 치료 성패, 환자 복약순응도 및 부작용 모니터링 관건”

“서울성모병원, PCR‧돌연변이 검사 등 동시 진행 가능한 의료장비 및 인력 구비”


Q. 만성백혈병 치료제 발전 과정과 향후 완치 가능성

만성백혈병 치료제는 인류 최초 표적항암치료제인 글리벡 등장 전후로 나뉜다. 글리벡이 나온 이후로 생존율이 굉장히 높아졌다.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해 2~3세대 이어 최근에는 4세대 약제까지 개발되고 있다. 임상시험에서도 기존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약제가 많다. 또한 어느 정도 치료가 성과를 보이면 약을 중단하고도 재발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전략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연구에 따르면 절반 정도 환자는 약을 끊고도 좋은 반응이 유지돼 긍정적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재발을 낮추기 위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예측한다.


Q. 표적항암치료제는 고가로 인해 환자 입장에서 접근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는데

우리나라는 해외에 비해 의료보험 시스템을 통해 암 환자들 부담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4세대 약재가 최근 국내외에서 승인을 받았는데 보험 적용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환자가 지불하는 5%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경우는 적절한 보살핌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성모병원 역시 경제적인 여건 때문에 치료가 어려운 환자는 사회복지 서비스를 연계,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Q. 서울성모병원 만성백혈병 센터 소개

만성백혈병 치료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는 환자들 복약순응도를 높이고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것이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면서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뿐 아니라 심혈관계 질환 등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관리해야 한다. 결국 부작용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혈액내과 뿐 아니라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들의 다학제 접근이 필요하다. 서울성모병원 만성백혈병 센터는 환자들이 약을 잘 복용할 수 있도록 충분히 교육하고 부작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다학제적 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Q. 백혈병 치료에 있어 서울성모병원 강점 소개

백혈병은 첫 진단 때 PCR 검사 등을 통해 암세포가 몸 안에 얼마나 존재하는지 알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은 PCR은 물론 돌연변이 등 여러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의료장비 및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수많은 환자를 진료하다 보니 충분한 장비와 인력을 확보해 단기간 내 필요한 검사를 신속, 정확하게 진행하고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암환자에게는 시간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측면은 큰 장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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