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 출신 전공의, 수련기간 중 약국 운영 '불가'
법제처, 전문의 수련규정 법령해석···'교육과정 충실히 이행 필요'
2020.04.23 05:57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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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약사 출신 전공의는 수련을 받는 동안 약국을 개설하거나 약국에 취업할 수 없다는 법령해석이 나왔다.
 
인턴 및 레지던트는 엄연한 피교육자 신분으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기 위해 정해진 수련과정에 충실히 임해야 한다는 취지다.
 
법제처는 최근 약국을 개설한 약사이자 전공의 신분인 민원인의 전문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관련 질의에 이 같은 해석을 내놨다.
 
해당 민원인은 전공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다른 의료기관 또는 보건관계 기관에 근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는 전문의 수련규정에 대해 질의했다.
 
전공의 수련규정에 적시돼 있는 보건관계 기관범위에 약국이 포함되느냐는 게 질의의 핵심이었다. 당초 복지부에 문의했지만 회신내용에 이견이 있어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했다.
 
우선 전문의 수련규정 제14조에는 전공의는 의료기관을 개설하거나 다른 의료기관 또는 보건관계 기관에 근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문제는 해당 규정에는 보건관계 기관에 대한 정의나 범위가 별도로 제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약사이자 전공의 신분이었던 해당 민원인의 경우 약국을 개설한 상태에서 수련을 받고 있었던 만큼 보건관계 기관에 약국이 포함될 경우 수련규정 위반에 해당되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법제처는 보건관계 기관에 약국이 포함되는지 여부는 입법 취지와 목적,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제처는 약사법에 명시 돼 있는 약국의 정의부터 살폈다. 해당 법령에는 약국이란 약사나 한약사가 수여할 목적으로 의약품 조제 업무를 하는 장소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약국을 관리하는 약사는 보건위생과 관련된 사고가 없도록 관리하고, 보건위생에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는 물건을 약국에 두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약국은 보건과 관련된 기관으로 봐야한다는 게 법제처의 판단이었다.
 
뿐만 아니라 전공의에 대해 의료기관 개설을 금지하고 다른 의료기관 또는 보건관계 기관에 근무할 수 없도록 규정한 것은 충실한 수련과정 이행을 도모하기 위함이라고 적시했다.
 
즉 전공의가 근무할 수 없도록 한 보건관계 기관의 범위를 의료기관으로 제한해 해석하는 것은 수련규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법제처는 보다 명확한 해석을 위해 다른 법령 조문도 제시했다.
 
보건의료기본법에는 보건의료인이 공중을 위해 보건의료서비스를 행하는 보건기관, 의료기관, 약국 등을 보건의료기관으로 정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치과의사 전문의 수련규정에는 전공의가 수련기관 외에 보건의료기본법에 따른 보건의료기관에서 근무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어 약국 근무 금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다른 법령과의 관계 등을 감안할 때 전공의와 치과의사 전공의 간에 근무 제한 기환을 달리 정할 이유가 없는 만큼 해당 민원인의 약국 개설은 위법하다는 게 법제처의 판단이다.
 
다만, 전문의 수련규정에는 보건관계 기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는 만큼 치과의사 전문의 수련규정을 참고해 약국이 포함된다는 점을 분명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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