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고재우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총장선거와 관련해 이사회의 ‘불통’에 단단히 뿔이 났다.
연세대 이사회가 총장선거 결과를 교수들에게 공지하지 않은 것은 물론 향후 연세의료원장 임기 변화에 대한 설명도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이에 따라 의과대학 교수총회는 치과대학·간호대학 등과 함께 이사회에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서 발표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데일리메디 취재 결과, 지난 4일 열린 연세대 의과대학 총회에서는 참석 교수들을 대상으로 총장선거 일련의 과정 및 결과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있었고, 오는 8일에는 연세의료원 운영위원회(운영위)를 통해 치대·간호대 등과 함께 성명서 발표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의과대학 총회에서 총장선거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이유는 이사회 측이 교수들에게 총장선거 결과를 공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연세대는 지난 10월28일 총장선거 결과 서승환 상경대학 경제학부 교수가 임명됐다는 ‘두 줄짜리’ 보도자료만 배포한 바 있다.
의대 A교수는 “이사회가 서 총장 임명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것도 아니고, 선거결과를 모르는 교수도 많았다”며 “연세대학교 구성원들 의사를 무시한 처사이기 때문에 항의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연세대학교가 최근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임기를 내년부터 4년으로 확정한 사안에 대해서도 교수들에게 알리지 않아 ‘차기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선거조차 이사회에 휘둘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졌다.
의대 B교수는 “얼마 후 의무부총장 선거도 있는데, 선거방식과 관련해 다시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설문조사 결과를 분석해 발표하고,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총장과 이사회에 건의 등 여러 가지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8일 운영위에서 성명서 내용 등 협의가 이뤄지고 최종적으로 발표가 정해지면, 치대·간호대 등도 함께 이름을 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성명서에는 ‘연판장’ 형식으로 교수들의 서명이 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됐고, 노조협의회 측에도 내용이 전달될 전망이다.
C교수는 “성명서라고 표현하기에는 그렇지만 ‘교수에게 보내는 글’ 정도의 형식은 갖춰질 것”이라며 “노조에도 내용을 보내 참여 의사를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총장, 연세대 의무부총장 등 선출이 이사회 권한인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의과대학은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발전해온 곳인데, 학교와 의과대학의 ‘합동정신’이 훼손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고 말해 아쉬움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