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기피과 악몽이 어김없이 재현됐다
. 전국 수련기관들의 마지막 기대는 어김없이 무너졌다
.
앞선 전후기 모집에서 전공의 충원에 실패한 수련기관들이 이틀 동안 추가모집에 나섰지만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우려감이 컸던 병리과와 핵의학과의 결과도 처참했다.
데일리메디가 4일 2019년도 전국 수련기관들의 전공의 추가모집 최종 지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수도권 대형병원을 비롯해 대다수 병원에서 미달 사태가 재현됐다.
이번 추가모집에는 91개 수련기관이 386명의 레지던트 모집에 나섰다.
총정원제를 실시하는 가톨릭중앙의료원은 5명 정원에 6명이 몰린 소아청소년과를 제외한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비뇨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핵의학과 등에 접수된 원서가 없었다.
서울대병원은 예방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에 각각 1명씩의 지원자가 있었지만 충원에는 실패했고, 핵의학과에는 아예 지원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서울병원은 외과 2명 모집에 3명 지원, 비뇨의학과 1명 모집에 2명이 원서를 접수하며 선전했지만 병리과와 핵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에는 지원자가 아예 없었다.
전기모집에서 호성적을 거뒀던 서울아산병원은 가정의학과 7명 모집에 5명 지원, 핵의학과 1명 모집에 1명을 확보하며 아성을 이어갔다.
세브란스병원은 가정의학과와 산부인과 충원에는 성공했지만 2명을 모집했던 병리과에는 1명이 지원했고, 핵의학과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수도권 소재 대학병원들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경희대병원과 국립암센터,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인하대병원, 중앙대병원에 접수된 원서는 단 한 장도 없었다.
지방 소재 수련기관들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다. 강원대, 건양대, 경북대, 단국대병원, 부산대병원, 삼성창원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순천향대천안병원에도 지원자가 발길이 끊겼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영남대병원, 울산대병원, 원광대병원, 을지병원, 전북대병원, 제주대병원, 조선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최근 사회적 이슈의 중심에 섰던 일부 수련기관의 전공의 지원율도 저조했다.
진료 중 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유명을 달리한 임세원 교수의 직장인 강북삼성병원의 경우 4명 모집에 2명이 지원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외과와 진단검사의학과는 정원을 채웠지만 미달의 늪에 빠진 병리과와 핵의학과는 강북삼성병원도 피해가지 못했다.
외과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실태조사를 받고 있는 국립중앙의료원은 가정의학과 정원을 채웠을 뿐 2명을 모집했던 외과에는 지원자가 전무했다.
아주대학교병원의 경우 이국종 교수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외과 전공의 확보에 실패했다. 아주대병원은 외과와 병리과에서 각각 1명과 2명의 전공의를 기다렸지만 접수된 원서는 없었다.
가장 처참한 상황은 핵의학과와 병리과다.
핵의학과는 지난 전기모집에서 20명 정원에 단 1명이 지원하며 확보율 ‘5%’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병리과 역시 60명 정원에 17명이 지원, 28.3%에 그쳤다.
위기감을 느낀 수련기관들이 이번 추가모집을 통해 핵의학과 26명, 병리과 58명 모집에 나섰지만 지원자는 핵의학과 1명, 병리과 4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수련기관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서울 소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기피과의 경우 추가모집 미달 사태가 매년 반복되는 현실”이라며 “해당 진료과 교수들의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지방 소재 B 대학병원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충원에 실패했다”며 "기피과 위주로 진행되는 추가모집은 미달 사태가 매년 되풀이 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