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병 입대를 선호하는 의대생들이 늘면서 군의관이나 공보의 수급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국방부가 장교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향후 추이가 관심을 모은다.
최근 군의관뿐만 아니라 군대 모든 분야에서 복무기간이나 급여 등 일반 병사 대비 매력이 없는 장교에 대한 선호도가 급감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장교 수급난’을 극복을 위해 대대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으로, 군의관이나 공보의 복무기간에도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최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의 초급장교 확보대책에 관한 질의에 “학군장교(ROTC) 복무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교 지원율이 낮은 이유는 복무기간이 병사보다 길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복무기간 조정, 훈련기간 급여 지급 등을 염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군 당국이 최근 지원자 감소에 따른 장교 수급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제 일반 병사의 복무기간이 줄어들고, 봉급이 대폭 늘어나면서 장교 지원자가 크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 일반 병사들과 복무기간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던 학군장교(ROTC)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4.8대 1을 기록했던 학군단 지원율은 지난해에 2.39대 1까지 떨어졌다. 특히 일부 학군단에서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군의관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그동안 의대생들은 6년 과정의 의과대학 졸업한 후 인턴이나 레지던트 과정까지 마친 다음 군의관이나 공중보건의사를 지원하는 게 통상적이었다.
하지만 군 복무환경 개선과 복무기간 단축으로 몇 해 전부터 군의관이나 공보의가 아닌 현역병 입대를 선호하는 경향을 늘고 있다.
실제 현역병 복무기간은 육군 기준으로 24개월에서 18개월로 꾸준히 줄어든 것에 반해 군의관의 경우 기초군사 훈련을 포함해 38개월 가까운 복무기간이 20년 넘게 지속돼 왔다
군의관과 유사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역시 37개월로 대동소이하다.
이처럼 과거 1년 남짓이던 현역병과 군의관 및 공보의 복무기간 차이가 2배로 벌어지면서 군대 문제를 이차적인 문제로 미뤄두던 의대생들 사이에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20개월’이라는 시간을 군대 대신 펠로우, 대학원 또는 연구와 같이 다른 분야에 투자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입대를 앞당기려는 경향이 짙어지는 모습이다.
실제 현역병 복무기간 감축이 시작되기 이전인 2002년 군의관 입관 인원은 1500명 이상이었지만 최근에는 600~700명까지 줄어들었다.
여성 의대생 비율 증가로 입대 인원 자체가 줄었고, 여기에 장기 군의관 기피현상까지 더해지면서 군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방부 장관이 직접 장교 복무기간 단축을 예고한 만큼 군의관 복무기간에도 변화가 생길지 관심을 모은다.
국방부 관계자는 “장교 지원자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긴 하지만 군의관은 군의료 상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