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최종 확정하고 비수도권에 80% 이상을 배정한 가운데, 수도권 내에서는 서울과 경인지역의 과도한 편차 극복을 위해 경인권에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겸 사회부총리는 20일 오후 의료개혁 관련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배정 기준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지난 3월 4일 40개 모든 의대에서 총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며 "2025년에 당장 늘릴 수 있는 규모가 2000명을 월등히 상회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개별 대학이 제출한 신청서를 기반으로 각 대학의 교육 여건과 개선의지, 지역필수의료 혁신의 기여 등을 꼼꼼히 살펴봤다"며 "정부는 속도감 있게 정원배정위원회를 가동해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배정위원회는 3대 핵심 배정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바탕으로 배정을 완료했다.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구축 위해 배정 80% 비수도권 우선 배치
이 장관은 첫 번째 기준에 대해 "이번 의료개혁 핵심 목표인 지역 완결형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배정 정원의 80% 이상을 비수도권에 우선적으로 배정하되, 서울과 경인 지역 간 과도한 편차 극복을 위해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했다"고 밝혔다.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서울은 3.61명인데 반해 경기는 1.80명, 인천은 1.89명으로 전국 평균(2.23명)에도 못미치고, 의대 평균 정원 역시 서울 소재 의대는 103명인데 반해 경인 지역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약 4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 장관은 "서울은 지역적으로 최상의 의료 여건을 갖추고 있으며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대형·상급종합병원이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두 번째로 의대 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정원 50명 미만인 소규모 의대가 적정한 규모로 운영될 수 있도록 총정원을 100명 이상으로 배정했다"고 밝혔다.
또 "세 번째로 지역거점국립대학의 병원이 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중추적 지역의료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정원 인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총정원이 200명까지 되도록 배정키로 했다"고 전했다.
더불어 대학별 배정 규모는 기본적으로 학교가 신청한 규모를 상회하지 않는 선에서 결정됐다.
이들 기준에 따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 2000명 중 18%에 해당하는 361명은 경인 지역, 나머지 82%인 1639명은 비수도권 의대에 배정했다. 서울은 한 명도 증원되지 않았다.
이 장관은 "이를 통해 개별 의대의 한 학년당 의대생 수는 현재 평균 77명에서 127명으로 확대된다"며 "이는 미국 평균 146명, 독일 평균 243명 등 선진국과 비교해 여전히 적은 수치지만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한층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주호 장관 "대학 하나하나 방문해 적극 소통하겠다"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교육여건 개선을 최우선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장관은 "2027년까지 국립의대 전임교원을 1000명 규모로 확충하겠다"며 "신속한 기간 내에 교운뿐만 아니라 시설, 설비, 기자재 등 대학별 정원에 따른 추가 수요를 조사해 예산지원 등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원 배정 이후 본과 시작까지 약 3년의 기간 동안 대학이 의학교육의 질(質) 제고를 위해 차근차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사직서 제출 의향을 밝힌 의대 교수들과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에 병원과 학교를 떠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장관은 "교수님들은 의학교육과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막중한 위치에 있다"며 "스승으로서 선배로서 후배 의료인이 돌아올 수 있도록 설득해 주시고, 제자들인 학생들에게도 제자리로 돌아와 정상적인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의대생 여러분 한 분 한 분은 우리 미래 의료계를 책임지고 나갈 소중한 인재"라며 "속히 제자리로 돌아와 학업을 지속해 주기를 바란다. 학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경우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학과 함께 필요한 지원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아울러 "교육부는 앞으로 대학의 파트너로서 의대정원 확대에 따른 대학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겠다. 제가 직접 현장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대학을 하나하나 방문해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