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사협회(WMA)가 "한국 정부는 현재 방침을 재고하고 의료계에 가하는 강압적 조치를 중단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세계의사협회는 지난 1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야기한 위기 상황에 놓인 대한의사협회를 굳건히 지지한다"며 한국 의료계에 힘을 보탰다.
이어 "세계의사협회는 한국 정부가 이끈 전례 없는 위기 앞에 놓인 의협의 진실성과 의사의 권리를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언한다"며 "정부가 의대생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일방적인 결정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시행되면서 한국 의료계는 혼란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세계의사협회는 "한국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정부는 전문가 집단과 충분한 협의와 합의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단행동은 전 세계 모든 사람의 권리이며, 의사의 집단행동 중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기 위한 지침도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또 "전공의들이 긴 근무 시간과 낮은 급여, 잘못된 정보로 인한 언론의 부정적 묘사로 지속적인 번아웃에 직면한 상황에서 정부의 조치는 그들의 가혹한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고 꼬집었다.
세계의사협회는 전공의 사직에 대한 정부의 강압적 대처에 대해 "의대생과 젊은 의사를 비롯한 의사들은 민주적인 법과 헌법 테두리 안에서 평화롭게 자신의 권리를 실천하고 있다. 개인 사직을 막고 입학 조건을 제한하려는 정부의 시도는 잠재적인 인권 침해로 간주 돼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고 우려했다.
루자인 알코드마니 세계의사협회 회장은 한국 의료계에 대한 정부의 강압적 조치를 규탄하며 "정의‧인권‧윤리적의료의 원칙에는 협력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며 "이를 통한 결의안은 의사의 권리를 존중하고, 의료인과 환자 모두의 안녕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세계의사회에는 의협을 비롯해 120개국 의사회와 이사 900만명이 가입돼 있다. 의협 부회장을 지낸 박정율 고대안암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지난해 4월부터 세계의사회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